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 회원들이 경북 고령 미숭산-주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편집자주] ‘충곡의 역사文化산행’=등산+역사文化유적지 탐방+맛집기행

임도혁 대전언론문화연구원 이사장(전 조선일보 충청취재본부장)은 오래 전부터 등산, 사진촬영, 문화재 등에 관심을 갖고 전국을 누벼왔다. 임 이사장은 최근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의 산행대장을 맡아 역사문화산행을 기획, 지난 18일 처음으로 경주를 다녀왔다. 임 이사장이 만든 ‘역사문화산행’은 역사문화 유적지 답사와 산행, 지역 맛집까지 하나로 결합시켜 처음으로 시도한 새로운 산행이면서 신개념 여행이다. ‘알고 보면 즐겁다’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앞으로 월 1회 게재한다.

 

 ❏경북 고령 미숭산(733m)-주산(310m)

지산동고분군·왕릉전시관·대가야박물관 & 개실마을

1.개요

일시 : 2018년 1월 20일(土)

참석인원 : 43명

산행코스 :

ㅇ A코스: 합천종합야영수련원 → 미숭산 → 미숭산성 → 반룡사 갈림길 → 청금정 → 청금정 샘터 → 주산 → 주산성 → 지산동고분군 → 왕릉전시관·대가야박물관[10.6km, 유적지 관람 포함 6시간]

ㅇ B코스: 반룡사 → 반룡사 갈림길 → 청금정 → 청금정 샘터 → 주산 → 주산성 → 지산동고분군 → 왕릉전시관·대가야박물관 [7.2km, 5시간]

※대가야박물관(왕릉전시관, 우륵박물관) : 관람료 개인 2,000원. 단체 1,800원. 관람권 하나로 3곳 모두 관람 가능. 해설사 상주.

 

2. 주제

大가야 : 엄동설한 속 고분, 가슴 저릿한 순장(殉葬)

특별탐방 개실마을 : 사림의 영수 김종직과 무오사화

3. 주요특징

- 미숭산 정상: 가야산, 매화산(남산제일봉) 조망.

- 미숭산성

- 꽃길: 작은 봉우리 여럿 있으나 대부분 우회. 청금정과 주산만 잠시 오르막. 표지판 잘 돼 있음.

- 청금정에서 중식.

- 청금정 10분 후 샘터(임도4가): 식수 풍부하고 넓은 공터.

- 사적 제61호 경북 고령군 주산성(主山城)

- ‘주산’은 고령의 진산

- 사적 제79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 봉긋봉긋 솟은 고분군의 아름다운 풍경.

- 왕과 귀족 고분 700여기가 산재해 있는 가야지역 최대의 고분군. 殉葬 확인시켜줌.

- 가야 키워드: 철기와 토기, 순장. 악성 우륵은 대가야 시절 가야금 만들고 12곡 작곡.

-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언급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야 유적. 주로 3국시대에 치중해 배웠으나 가야왕국도 화려한 문화 간직. 대가야 유물 관람

- 비교적 넓은 면적에 500년 이상 존속했건만 왜 4국시대가 아니라 3국시대? 잃어버린 왕국.

- 2017년 말부터 봉분 기저부 시굴조사 중. 고고학적 발굴 어떻게 진행하나 살펴보는 것도 흥미. 봉분 밑 곳곳에서 무덤 추가 발견.

-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 도굴. 다행히 가운데만.

- 특별탐방 개실마을; 선산김씨 문충공파 집성촌. 종택은 점필재 김종직 후손.

4. 시간계획 및 거리정보

대전IC→ (01:50, 168km)합천종합야영수련원→ (00:26, 21km)반룡사→ (00:14, 8km)대가야박물관→ (00:09, 5km)대원식당→ (00:05, 3km)개실마을→ (01:54, 161km)대전IC. 총 406km

 07:00 평송수련원

07:20~09:50 이동

09:50 합천종합야영수련원 A조 산행 시작

10:30 반룡사 B조 산행 시작.

10:00~15:30 산행 및 왕릉전시관 & 대가야박물관 관람

15:30~16:30 뒤풀이

16:30~17:00 개실마을 관람

17:00~19:00 대전 복귀

 

대가야 시절 축조된 지산동 고분군, 700여기에 이르는 크고작은 고분들이 봉긋봉긋 솟아 있다. 고분 옆으로는 산책길이 잘 조성돼 있다. 최근에는 CCTV 케이블 매설공사를 하면서 봉토 기저부에 대한 시굴조사가 함께 진행되면서 다소 어수선하긴 하지만 문화재 시굴조사 현장을 구경할 수 있는 보너스이기도 하다. (작은 사진)이번 산행에 참석한 회원들이 미숭산 정상에 오른 후 찍은 기념사진.

[ 산 행 기 ]

♠들어가며

경북 고령군은 일반적인 산행지 기준으로 생소한 지역이다. 널리 알려진 산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미숭산과 주산은 고분군을 답사하기 전에는 몰랐던 곳이다.그런만큼 이곳을 산행지로 잡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내건 기치가 ‘역사문화산행’이니 밀어붙이기로 한다. 다행히 인원이 43명으로 대형버스가 거의 꽉 들어찬다. 만차(滿車)인 것이다. 

(1) 미숭산

미숭산은 조선의 개국에 반대해 싸우다가 순절한 이미숭(李美崇) 장군을 추모하기 위하여 상원산(上元山)을 미숭산(美崇山)이라 고쳐 불렀다. 미숭산성을 거쳐 경북 고령과 경남 합천 경계인 정상에 오르면 매화산(남산제일봉)과 가야산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미숭산 등산로 입구인 합천종합야영수련원에서 전체 기념사진을 찍은 뒤 B조를 태우고 버스는 반룡사로 향한다. 대개의 경우 주관 산행대장이 A조 선두대장을 맡는 것이 상례이나 B코스의 경우 거리가 7km에 불과해 산행 욕심이 큰 다른 산행대장들을 고려해 A코스를 다른 현진아빠 대장에게 맡기고 나는 B코스를 안내하기로 한다.

B코스는 반룡사(盤龍寺)에서 출발한다. 통일신라시대 창건된 사찰로, 보조국사, 나옹선사 등의 이름이 등장하지만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다. 문화재도 별로 없어 간단히 둘러본 뒤 등산을 시작한다. B조 인원은 나를 포함해 10명에 불과하다. 오늘 산행 거리가 짧기에 A조 인원이 훨씬 많다. 30여분 오르자 어느새 능선에 다다른다.잠시 숨을 고른다. 봄 날씨처럼 포근하다. 표식지를 깔고 주산 방향으로 진행한다.

미숭산은 해발고도 733m이며 주산은 310m여서 미숭산 정상 이후로는 전체적으로 내리막길이다. 게다가 약간의 작은 봉우리가 있지만 대부분 우회로가 만들어져 있어 편안한 ‘꽃길’이다. 대부분 송림이어서 코 속 솔향이 기분좋다. 조선소나무가 아니라 리기다 소나무인 것으로 보여 다소 아쉽다.

편안한 길을 걸으니 자연 속도가 빨라 오전 11시 30분에 청금정(聽琴亭)에 닿는다. 우륵을 기리기 위해 가야금을 듣는 정자라고 이름을 붙였다. 허나 안전을 우려해 올라가지 말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지은지 몇 년이나 됐다고 벌써? 우리시대의 기술이 이 수준이란 말인가? 아니다. 예산 빼먹기에만 신경을 썼지 정자는 대충 부실로 지었기 때문이어서 그럴 것이다. 등로 상에 화강암으로 거창하게 만든 음수대도 그렇다. 돈은 꽤 들였음직한 시설인데 물은 언제 나왔는지 흉물로 방치돼 있다. 사실은 처음부터 등산로 상에 이런 음수대를 여러 곳에 만들 필요가 없었다. 단체장이나 부하 공무원 누군가 이런걸 만들었네 낯을 세우고, 업자는 국민 세금을 빼 먹는 고약한 의도였을 것이다. 다음 단체장은 내가 한 것 아니니 신경쓰지 않고. 전국에 이런 사례는 수없이 많다.

어쨌든 우리 회원들은 화창한 날씨 속 따뜻한 햇볕을 쬐며 청금정 주변 넓은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여 점심 식사를 한다. 산에서의 식사는 메뉴가 무엇이든 그야말로 꿀맛이다.

 

등산로 왼쪽 아래 주산성이 남아있다. 조선시대까지 계속 사용되면서 여러차례 보수, 개축되었다. (작은 사진)경북 고령군 쌍림면 반룡사. 점판암으로 만들어진 다층석탑은 대가야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반룡사 탑은 모조품이다.

(2) 고령 주산 & 주산성(主山城)

주산(主山)은 비록 높이는 낮지만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고령의 진산이다. 크고 작은 대가야의 고분이 700여기나 산재해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산이다. 주산의 남쪽 능선 아래에는 대가야박물관과 대가야왕릉전시관이 조성돼 있다.

주산성(사적 제61호. 경북 고령군 고령읍 중화리. 895,171㎡)은 고령의 서쪽 주산에 가야시대 처음 쌓은 산성이다. 산성의 남쪽 산등성이에는 대가야 무덤들이 분포되어 있어 산성과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내외성 2중 성벽을 가지고 있다. 성벽은 대부분 무너졌으나, 계곡쪽으로 일부 성벽이 남아 있다. 성 안에서는 주변 무덤에서 출토되는 각종 가야토기 조각과 통일신라·고려·조선시대의 유물이 출토되어 성이 오랜동안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