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희망 창립대회에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축사를 하고 있다.

[편집자주교단직설(敎壇直說)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바르고 곧게 말함을 뜻합니다그릇된 것을 그르다 일컫고 옳은 것을 옳다 말하지 못한다면그에게서 배우는 아이들의 미래는 한없이 어두울 것입니다교육과 관련된 정책 등에 대한 그릇된 견해를 바로잡기 위한 글이 연재될 것입니다필자인 신정섭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좋은’ 대학에 들어갔으나불의를 참지 못해 공부보다는 운동을 더 열심히 했습니다이후 운동에 소질이 없음을 깨닫고 97년 호수돈여고 영어교사가 된 뒤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교육이 달라져야 밝은 미래가 있다는 사명감으로 98년에 전교조에 가입해 활동해오고 있으며 현재 전교조대전지부 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대전의 ‘교육 시계’는 벌써 내년 6월을 가리키고 있다. 설동호 현 교육감이 재선 도전장을 내미는 가운데, 이에 맞서 진보를 자처하는 인사들이 잇따라 교육감 출마 선언을 하거나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세몰이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18 대전 교육감 선거가 “후보 단일화를 통한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2014년보다 열 배는 더 재미있는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한다. 왜 그런 전망이 나오는 것일까.

우선, 보수 진영은 대전 부교육감을 지낸 박백범 성남고 교장의 출마 여부가 관심이다.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설교육감 캠프 쪽에서 박 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무튼, 설동호 현 대전교육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30%대 지지율로 나름 여유 있게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진보 진영은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직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한숭동 교통대 석좌교수를 제외하면) 현재 승광은 달팽이학교 교장,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 최한성 대덕대 교수 이렇게 세 명의 후보가 시민사회로부터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 낙점을 받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장 출신인 승광은 교장은 이달 초 가장 먼저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데 이어, 지난 13일 저녁에는 <나는 어떻게 교사로 성장했는가> 북콘서트를 열어 지지자들에게 다가섰다. 역시 전교조 대전지부장 출신인 성광진 소장은 지난 9일 1천5백여 명이 몰려든 <오늘이 행복한 학교>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이어 14일에는 교육감 출마를 선언했다. 2014년 교육감 후보로 나서 15%가량의 득표를 얻은 최한성 대덕대 교수도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결국, 관건은 ‘진보 삼총사’가 합체를 이루어낼 수 있느냐이다. 91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루어진 ‘대전 교육희망 2018’은 지난 12일 창립대회를 열고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돛을 올렸다. 단일 후보는 선거인단 60%, 여론조사 30%, 선출위원(단체) 10%를 합산해 선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만16세 이상의 청소년도 선거인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 자체가 진보적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제 하나의 질문만 남았다. “대전에서도 진보교육감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진보 진영 후보들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단일화를 이루어내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뜨거운 열망으로 촛불정부가 탄생했고, 설교육감의 ‘대전교육 성공시대’가 실패로 끝나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동호 현 대전교육감은 최근 악재가 겹쳤다. ‘2017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 2년 연속 최하위권에 머물렀고, 리얼미터 주관 전국 시도교육감 직무수행 지지도는 줄곧 14위를 맴돌고 있다. 또한, ‘2017 청소년 통계’에서 대전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전국 평균(52.3%)에 한참 못 미치는 45%에 불과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고나면 사고가 터졌다. 봉산초 불량급식, 탄방중 집단공연음란행위, 내동초 양잿물 설거지 논란, 잇따른 여학생 투신자살, 최근의 청 테이프 폭력 사태에 이르기까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전교육에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과연, 누가 대전교육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킬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