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에게 뉴스는 '이야기 광장'


밀레니얼 세대 3인칭 방식에 거부감 느껴구독매출이 광고매출 앞서는 추세 가속화스마트폰 뉴스도 최초 생산자는 결국 신문



100년 만에 처음으로 신문의 구독 부문 수익이 광고 부문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향후 뉴스의 주력 소비층으로 밀레니얼 세대(18~34세, Y세대)가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세계신문협회(WAN-IFRA)는 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정기 총회에서 발표한 '2015 세계 언론 트렌드 리포트'에서 지난해 글로벌 신문 산업 매출이 1790억달러(약 199조8356억원)를 기록해 음악과 영화, 출판(책) 산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신문의 매출은 대부분 구독과 광고로 이뤄지는데 지난해는 종이·디지털 신문을 합한 '구독' 매출이 920억달러(102조5892억원)로 870억달러(97조137억원)를 기록한 광고를 추월했다. 세계신문협회는 구독이 광고를 추월한 것은 100년 만에 처음 벌어진 일로 이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신문협회는 디지털 시대, 구독이 광고를 넘어선 것은 신문 산업 비즈니스 모델에 근본적 변화가 왔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 구글 네이버 등 인터넷 업체의 부상으로 신문 광고가 인터넷 회사로 옮겨감에 따라 신문의 광고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디지털은 신문의 '구독'에는 플러스 영향을 줬다. 종이신문 구독은 떨어지고 있는 추세지만 매일경제 e신문,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의 유료 구독과 같은 디지털 구독이 전체 구독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래리 킬먼 세계신문협회 사무총장은 이날 총회 연설에서 "신문이 사양 산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었지만 최근 자료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종이신문은 구독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신문사에서 생산하는 뉴스는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이제 신문사가 멀티 플랫폼 뉴스 미디어 회사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호주에서는 86%의 성인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신문사에서 생성한 뉴스를 보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83%, 칠레에서도 82%가 신문사 뉴스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종이신문 구독도 2014년에 전년 대비 6.4% 늘었으며 5년 평균 성장률도 16.5%에 달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소위 Y세대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가 뉴스의 주력 소비층이 되고 있다고 분석됐다. 로버트 피카드 영국 옥스퍼드대 로이터재단 국장은 "밀레니얼 세대는 인터넷 없는 세상에서는 살 수 없고 대부분 10세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했다.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뉴스 소비 방법은 우리와 다르다"며 "기존 언론사들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카드 국장은 "젊은 세대는 기존 언론 보도가 그들의 생각, 관심사, 어려움, 꿈을 다루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언론사의 격식 있는 문체, 3인칭 시점에 거부감을 느낀다. 공평하게 보여지는 방식에 거부감도 느낀다. 기존 언론사는 이 세대를 어떻게 충족시킬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뉴스에 관심이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본다. 그들은 기사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다. 싫지만 대화를 위해 공유하는 것도 많다. 젊은이들은 뉴스를 통해 대화하고 뉴스를 대화의 장으로 만든다. 뉴스가 곧 이야기 광장"이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에서 '뉴스'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건사고나 정치, 국제뉴스가 아니라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뉴스로 인식한다는 분석이다. 에이미 미첼 미국 퓨리서치센터 국장은 "젊은 세대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으로 우리가 예전에 생각하던 뉴스와 다르게 정의되고 있다. 젊은 세대에 뉴스란 사건사고가 아니라 나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페이스북 현상이 앞으로 10년은 더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톰 로젠스틸 미국 언론재단 국장은 "미국 성인의 30%가 뉴스를 페이스북을 통해 얻고 젊은 세대는 61%가 페이스북을 통해 얻는다. 페이스북 현상은 앞으로 10년 동안 지속될 것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