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중구문화원, '선화동 이야기' 책으로 발간



"1990년대 둔산개발로 대부분의 관공서가 둔산행정타운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선화동은 대전의 명동이요, 강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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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남 전 대전 중구문화원장


대전중구문화원이 지난해 <대흥동 이야기>를 발간한 데 이어 최근 향토자료 <선화동 이야기>를 내놨다. 책을 저술한 조성남 전 중구문화원장은 "선화동에 산다는 말은 곧 대전의 일등시민이란 말에 다름 없을 정도로 선화동은 대전의 정치·경제·문화·사회의 중심지"라고 했다. 


일제 강점기 경부선 철도부설과 함께 옛 충남도청(대전시 중구 선화동 287)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함으로써 대전은 획기적 변화를 맞는다.


조 전 원장은 "충남도청사 신축으로 대전읍은 활기를 띠는데 중동~은행동~도청 청사를 연결하는 직선도로가 완성되면서 근대도시 대전이 시작됐다"며 "선화동은 100년의 대전역사 속에서 대전의 중심이자 대전의 영욕이 곳곳에 묻어 있는 공간"이라고 의미를 담았다.


<선화동 이야기>에는 1930년대 말 대전지역 3분의 2가 한때 그의 땅이었다는 김갑순의 이야기에서부터 대전시내에서 가장 큰 기와집에 살았다는 장암 지헌영의 문인·학자·지관들과의 교류담, 일본인들의 공동묘지에 세운 영렬탑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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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문화원이 발간한 향토자료 '선화동 이야기'


옛 충남도청뿐 아니라 대전지방법원과 검찰청도 선화동에 자리했으며 지역신문인 대전일보, 중도일보가 탄생한 곳도 이곳이다. 요정, 여관, 음식점 같은 그 시절 문화와 삶의 체취도 선화동의 한 단면이다. 


조 전 원장은 지명으로 본 선화동을 시작으로 관공서, 상공업시설, 금융기관, 언론기관, 교육시설, 문화원, 종교시설, 복지시설, 의료시설, 여관·음식점·유흥가·다방, 건축 등 선화동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선화동 사람들에서는 대전학의 선구자 지헌영 선생을 비롯해 대전 불교 교육의 아버지 금당 이재복 선생, 세 차례 대전시장을 지낸 김보성 전 시장, 공주갑부 김갑순 등을 소개했다.


조 전 원장은 선화동에 옛 충남도청사가 들어선 계기가 된 김갑순에 대해 "일제 강점기 대전 땅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거부(巨富)였던 김갑순이 충남도청의 대전이전 이야기가 나오자 자신의 땅을 도청부지로 내놓겠다고 함으로써 단초가 됐다"며 "충남도청의 선화동 이전은 일제의 식민지건설이라는 이해관계와 김갑순의 부에 대한 혜안이 맞아 떨어져 이뤄진 셈"이라고 했다.


그는 "1930년대부터 선화동은 대전의 역사가 이뤄진 공간이었으며 문화의 거리이기도 했던 곳으로 대전 역사의 뒤안길에 숱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면서 "대전의 스토리텔링으로 얼마든지 펼쳐 나갈 수 있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대전의 근현대사를 시기별로 나눠 '선화동의 역사산책 코스'로 만들어 시민은 물론 외지인에게 소개하면 이야기와 함께 산책한다는 점에서 좋은 관광코스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조 전 원장은 "선화동의 역사와 문화를 살리는 활성화 정책을 통해 구도심을 살려나간다면 새로운 도시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선화동은 대전 역사의 보고요, 광맥이기에 그 속을 캐고 또 캐면서 걷는다면 대전의 역사가 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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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유병호 씨의 1956~1960년대 선화동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