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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로 출근하는 윤희일 기자.

“한꺼번에 둘을 사랑했어요. 어느 한 쪽을 도저히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양다리를 걸쳤는데…, 커다란 상을 주시네요. 우리 150만 대전시민이 모두 자전거를 타고, 기차를 타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페달을 밟았죠.”

‘자전거 타는 무인역장’으로 널리 알려진 경향신문 윤희일 부장이 5일 오전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7회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2012년 환경상’을 받았다.

“자전거와 기차에 완전히 미쳐서 삽니다.”

그는 이날 시상식장에도 자전거를 타고 왔다. 그는 평상시 출퇴근은 물론 대부분의 취재활동을 자전거에 의존한다.

“저는 이 지구상에 나와 있는 교통수단 가운데 자전거가 최고라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의 몸을 이동시키는데 있어서 자전거보다 더 좋은 수단은 없다는 얘기죠. 오늘 받은 상이 우리나라 자전거타기 붐 확산에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윤 부장은 자전거를 오로지 교통수단으로만 이용한다. 그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교외 등으로 따로 나간 기억은 없다”고 했다.

윤 부장은 “기자생활을 하면서 대학·기관의 강의, 책·논문 집필 등으로 정신이 없어서 따로 시간을 내서 자전거를 탈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자전거는 출퇴근이나 업무를 위해 이동할 때만 이용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를 이용한 현장 르포’라는 새로운 취재방식을 도입, 실천하고 있다. 윤 부장은 최근 대전3대 하천 철새 르포, 카이스트 르포 등 주요 현장 르포 기사를 자전거를 타고 취재한다.

“하천 철새 르포를 취재할 때 자전거를 타고 현장에 들어가면 새들이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리지 않기 때문에 실상을 리얼하게 취재할 수 있어요. 자전거 이용자가 많은 카이스트 르포를 취재할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가니까 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열더군요.”

그는 자전거 타기 이외에는 골프 등 그 어떤 운동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출퇴근시간이나 업무시간에 자전거를 타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운동은 하지 않습니다. 자전거 하나로 건강을 관리하는 셈이죠.”

그는 자전거 못지않게 기차를 좋아한다. 2009년부터 경부선 지탄역(무인역)의 명예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수시로 역을 방문, 역사를 가꾸고 철도 이용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장거리 이동시에는 어김없이 기차를 이용한다. 그는 서울, 부산 등 국내여행은 물론 해외여행 시에도 기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전에서 도쿄에 갈 때도 기차를 이용해요. 대전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고 간 뒤 부산에서 일본 후쿠오카까지는 배를 타지요.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갈 때는 다시 기차(신칸센)를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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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탄역 명예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희일 기자.

윤 부장과 그의 가족은 자전거는 물론 지하철·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하는 가족으로 유명하다.
그의 가족은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1년 동안 자가용 승용차를 단 한 차례도 이용하지 않는 생활을 실천, 대전시의 녹색생활우수사례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무를 좋아하는 윤 부장은 매년 10~20그루의 나무를 심어왔다. 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나 동네공원의 공터 등에 나무를 심고 가꾼다.

“전에 살던 아파트를 가면 꼭 제가 심은 나무를 살펴보곤 하는데, 마치 내 자식을 다시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해요.”

윤 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골프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멀쩡한 산을 파헤치고 나무를 잘라버리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골프를 치지 않는 이유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윤 부장이 △대전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역의 환경 관련 기사를 집중 발굴 도보해 온 점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환경재앙이 닥친 후쿠시마 등에 들어가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한 점 △평소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등 친환경적인 삶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이 인정돼 환경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부장 연락처 : 010-5428-6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