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표완수)은 7월30일, <미디어정책리포트 2021년 3호>, “공익저널리즘 구하기: 언론 소유권 재편을 위한 프랑스의 새로운 입법 제안”을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디어 구하기>라는 책으로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미디어 경제학자 줄리아 카제(Julia Cagé)와 법률가 브누아 위에(Benoît Huet)가 최근 제안한 ‘정보의 민주화법’을 다뤘다.

‘정보의 민주화법’은 프랑스 미디어 시장의 독점 구조 속에서 민주적 거버넌스와 언론 소유권 재편을 통해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이 구조를 개선하기 대안적 언론 모델의 개발을 촉진하고, 언론지원 시스템을 개혁해 뉴스미디어 생태계의 중심에 시민이 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카제는 오래 전부터 대안적인 언론 모델로 비영리 재단에 의한 미디어 기업 운영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비영리 언론 모델이 독립성의 원칙을 구현하고, ‘진짜’ 저널리즘을 실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기업의 자본 구조를 ‘신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미디어 자본을 비영리 단체로 이전하여 보호할 수 있도록 언론을 위한 ‘지속가능성기금’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시민이 언론 생태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존 언론지원을‘미디어 독립을 위한 바우처’로 대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바우처 제도는 주류 미디어뿐 아니라 소규모 미디어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의 다원주의를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으며, 시민과 언론 사이의 직접적인 연결을 재창조함으로써 언론의 신뢰 회복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카제와 위에가 제안한‘정보의 민주화법’은 네 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언론사를 경영하는 이사회에 언론인뿐만 아니라 독자 대표도 명확하게 포함하여 민주적 거버넌스를 구축할 것. 언론인이 자신이 속한 언론사에 대한 통제권의 변경에 대해 관여할 수 있는 아그레망 권리를 일반화할 것. 거버넌스와 소유권의 투명성을 보장할 것과 마지막으로 최소한의 뉴스룸 크기와 수익의 상당 부분을 따로 확보할 것 등이다.

카제와 위에는 문제의 뿌리를 30년이 넘은 프랑스 미디어 산업의 소유 구조에서 찾고 있으며, 그것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정책 의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또 논의의 과정에서 종종 소외되기 쉬운 언론인들의 작업 환경 개선에 대한 고려 역시 빠뜨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언론인과 시민을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저널리즘의 미래를 위해 함께 연대하고 무장해야 할 주체로 상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언론의 현실적 문제를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 그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정책적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논의의 과정에서 그 어떤 주체도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언론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언론인들이 민주주의를 위한 공적 서비스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나아가 독자들이 시민으로서 언론 생태계의 중심에 자리하도록, 그리하여 모든 주체들이 함께 공동체에 유용한 저널리즘 구하기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

<미디어정책리포트> 2021년 3호 “공익저널리즘 구하기: 언론 소유권 재편을 위한 프랑스의 새로운 입법 제안”은 한국언론진흥재단 홈페이지(www.kpf.or.kr→미디어정보→정기간행물→미디어정책리포트)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