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표완수)은 63, <미디어정책리포트 2022년 3>, “독립적이고 다원적인 정보를 위한 프랑스 언론의 새로운 제안을 발간했다이번 보고서는 프랑스 대선에 발맞추어 프랑스의 주요 언론단체가 새 정부에 제시한 언론 관련 제안을 그 배경과 더불어 살펴보고이들 제안이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보았다.

 

프랑스의 언론 환경은 상당히 열악하다언론인의 취재를 방해하는 다양한 법적 장치들이 존재하고언론인에 대한 증오가 극에 달하면서 이들을 향한 폭력과 모욕도 심각한 상황이다더불어 저널리즘 관행의 변화불안정한 노동 환경소득수준의 하락 등으로 이 직업을 이탈하는 언론인들도 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프랑스의 주요 언론단체들은 한국과 유사한 시기에 치러졌던 대선에 발맞추어 다양한 제안을 내놓았다.

 

인터넷 독립 언론 노조(SPIIL), 국경 없는 기자회(RSF), 전국기자노동조합(SNJ) 등 주요 언론 단체들은 공통적으로 윤리적 언론의 지속과 독립적이고 다원적인 정보 생산을 위해 여러 제안을 내놓았다다만 각 단체의 성격에 맞게 몇 가지 내용은 상이하다예를 들어국경 없는 기자회(RSF)의 제안에는 다른 단체들과 달리 자신들이 개발한 저널리즘 트러스트 이니셔티브(JTI)의 활용이나기자의 안전을 위한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의 마련처럼 독특한 제안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언론인을 침묵시키기 위한 법적 소송 남용에 대처할 수 있는 조치의 마련이나 취재원 보호의 강화언론인의 자유로운 취재 활동의 보장미디어 소유권의 투명성에 관한 규정 적용디지털 플랫폼의 정보에 대한 책임 강화언론지원 제도의 전면 검토 등은 이들이 모두 한 목소리로 제안하는 내용들이다아울러 이들은 건강한 뉴스 생산 조건을 위한 제안 뿐 아니라 비판적 뉴스 소비를 위한 제안도 잊지 않고 있다.‘미디어 교육 정책 강화가 그 사례다.

 

이들 제안 중 몇몇 제안은 상당히 파격적이다특히 언론 소유주 혹은 경영진이 자신 혹은 제3자의 이익을 위해 뉴스 생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행을 범죄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그러하다물론 이러한 관행이 일반화된 사회에서는 터무니없는 제안이라 여겨질 수도 있으나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 활동과 독립적인 정보 보장을 위해서는 필요한 제안이라는 생각이다더불어 언론지원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통해 윤리적이고 독립적인 언론을 대상으로 지원 방식을 변화할 것을 제안한 것 역시 흥미롭다.

 

이러한 제안들이 모두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일부 제안은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엠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이 지난 4월 20재임 기간에 "언론인들이 모든 간섭에 맞서 싸우고 시민들을 참여시켜 그들의 본질적인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정보에 대한 권리를 위한 총회를 시작할 것과 임기 초에 "자유롭고 독립적인 정보에 대한 권리"를 강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 밝혔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우리 사회의 언론 환경은 상당히 다르다프랑스는 기자들에게 기자증을 발급하고 이를 소유한 경우에 한해서 취재권한을 부여하고 있다아울러 끊이지 않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마련된 테러방지법정보법포괄적 보안법 등 다양한 법적 조치들은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을 방해하는 조항들을 담고 있다그러나 이 사회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프랑스 언론단체들의 제안을 살펴보면이들은 이러한 불신을 벗어나기 위해 윤리적 언론의 존재 조건과 독립적이고 다원적인 정보의 생산조건의 마련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듯하다.

 

우리 사회의 언론단체들 역시 언론이 불신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새 정부에 어떤 제안을 해야 할지에 대해 치열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미디어정책리포트> 2022년 3호 독립적이고 다원적인 정보를 위한 프랑스 언론의 새로운 제안 한국언론진흥재단 홈페이지(www.kpf.or.kr미디어정보정기간행물미디어정책리포트)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 보도자료 (kp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