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언론 1위는 '메트로'… "포털이 기사 전달 창구"



대기업 열 개 중 아홉 개 정도가 기사를 빌미로 광고·협찬 등을 요구하는 이른바 '사이비(似而非) 언론'의 피해를 실제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광고주협회는 "국내 247개 기업 홍보 담당자를 대상으로 '유사 언론 행위 피해 실태 조사'를 한 결과, 100명의 응답자 가운데 87명이 '최근 1년간 유사 언론 행위로 인한 피해 경험이 실제로 있다'고 응답했다"고 1일 밝혔다. 또 90명은 '유사 언론 행위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광고주협회는 "가장 많은 응답자(33%·복수 응답)가 유사 언론으로 지목한 매체는 무료 일간지인 '메트로'"라고 밝혔다. 곽혁 광고주협회 상무는 "메트로가 올 들어서만 60차례에 걸쳐 1면에 선정적인 제목과 함께 기업 최고경영자(CEO) 사진을 노출시켰다"고 말했다.

메트로는 1995년 스웨덴에서 창간된 무료 신문으로 세계 20개국에서 제호(題號) 사용 계약을 맺은 제휴사들이 각국 언어로 발행하고 있다. 한국어판은 '메트로서울'이 2002년 5월 창간했고 한때 60만부까지 부수를 늘렸으나 최근 발행 부수가 3만부 아래로 떨어지고 2013년 38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겪는 피해 유형은 한 번 나온 부정적 기사를 반복해서 게재하는 경우(87.4%·복수 응답)와 경영진의 이름·사진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경우(79.3%)가 가장 많았다.

조사에 응한 기업인들의 60% 정도는 유사 언론 행위가 만연하는 이유로 "네이버·다음 같은 포털들이 유사 언론 기사의 전달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광고주협회 측은 "이번 조사에서 유사 언론 행위가 심한 것으로 꼽힌 상위 10개 언론사에 자정(自淨) 노력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