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표완수)은 10월 18일 2022년 해외 미디어 동향 3호 메타(페이스북)의 위기는 소셜미디어의 죽음일까를 발간한다최근 1년 새 틱톡이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함에 따라 페이스북·트위터 등 기존 소셜미디어들의 위기가 부각되고 있다특히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의 시작이고 대표격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재 페이스북의 현황을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것은 중요하다이번 해외미디어동향에서는 메타(Meta, 페이스북)를 중심으로 기존 소셜미디어가 처한 상황과 원인을 분석하고이에 대한 국내 언론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의 현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이 속한 기업인 메타(메타플랫폼스이하 메타)’부터 알아야 한다일반적으로 이용자들은 플랫폼으로서의 페이스북과 기업으로서의 페이스북을 거의 동일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이는 페이스북이 메타가 가장 먼저 시작한 서비스로이를 중심으로 현재 메타가 가지고 있는 주요서비스의 인수가 이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페이스북은 친구가 올린 글을 피드화면(담벼락)에 올려주는뉴스피드와 좋아요/공유등의 기능으로 소위바이럴이 가능한 소셜미디어의 시대를 열었으며 트위터 등 후발 소셜미디어도 등장했다뉴스피드에 삽입된 타깃 광고는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가치도 향상시켰다이후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와츠앱 등의 외부 플랫폼을 인수했다. 2014년 가상현실(VR) 헤드셋 회사인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한 페이스북은 이제 메타버스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지난 해 새롭게 바꾼 사명인 메타는 메타버스에서 나온 이름이이기도 하다메타의 궁극적 목표는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하드웨어·OS·앱스토어 등을 갖춘 플랫폼 기업이 되는 것이다.

 

페이스북으로 시작된 초기 소셜미디어는 개인간 네트워킹이 근본이었지만최근 이 용어는 유튜브·틱톡·디스코드 등 인터넷 상의 모든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통용되고 있다소셜미디어의 중요한 특징은 기존 미디어의 게이트키퍼가 아닌 좋아요·공유 등을 통한 사용자 데이터 및 알고리즘이 정보의 전파를 결정한다는 점이다그러나 최근 논의되는 소셜미디어의 위기는 10대 사용자의 이용이 떨어진 페이스북·트위터가 그 대상이다기존 소셜미디어가 내 친구가 추천하고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를 추천했다면요즘 선호되는 틱톡·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는 내가 누른 좋아요와 나와 비슷한 성향의 익명의 사용자들의 선호를 바탕으로 콘텐츠 추천이 이뤄진다소셜미디어가 아닌 추천미디어(Recommendation Media)’의 시대라 볼 수 있다.

 

게다가 페이스북의 고객 정보 기반 광고와 알고리즘에 대한 불만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또한 각 국 정부에서도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에 비판적인 분위기다특히 소셜미디어의 개인정보수집이 문제가 되면서 유럽연합 등에서부터 정부 차원의 규제가 시작되고 있다이로 인해 로그인 정보·방문기록 등 사용자의 인터넷 기록을 제 3자에게 제공하는 소셜미디어의 타깃 광고도 큰 타격을 받았다또한 개인정보 수집 과정에서 충분한 동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메타는 각국에서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는 상황이다특히 한국에서는 지난 6페이스북·인스타그램 사용자에게 개인정보 동의를 하지 않으면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결국 이 방침은 7월 철회됐다.

 

반면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틱톡은 개인 크리에이터 중심의 강렬한 숏폼 동영상과 알고리즘 추천의 결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유튜브도 기업화된 크리에이터와 기존 올드미디어의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커뮤니티 기능이 중심인 디스코드는 오프라인 친구와의 교류와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 습득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특히 광고와 알고리즘 없이 운영되는 디스코드의 서비스는 미국의 Z세대에게 선호되고 있다. 2020년 등장한 신생 소셜미디어인 비리얼(BeReal)’도 주목할 만하다하루 한번 알람을 받으면 2분 내에 자신의 셀카를 찍어 올린다사진 편집이나 필터 기능도 없다내 친구들의 사진만 볼 수 있으며 그나마도 내 사진을 올려야만 가능하다비리얼은 아직 초기단계이며 비즈니스 모델도 검증되지 않았지만 소셜미디어에 범람하는 꾸며진 모습에 염증을 느낀 사용자들이 몰려들어 올해 7월 사용자가 790만 명으로 늘어났다.

 

메타를 둘러싼 환경의 어려움과 새로운 경쟁자들의 부상만이 위기의 배경은 아니다메타는 내부적으로도 여러 가지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뉴스가 공유되는 플랫폼인 페이스북은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지적받고 있지만 메타는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또한 2021년 10월 등장한 페이스북의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은 메타가 10대 소녀에게 인스타그램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과 사용자 참여를 위한 알고리즘 변경마약·인신매매 등의 계정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는 점 등을 미디어에 공개했다페이스북은 이후 사명을 메타 플랫폼스로 변경비난여론을 흐리려한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한편도덕성 문제는 페이스북 뿐 아니라 사용자에게 중독·과시·우울증 등 심리적 해악을 끼친다는 면에서 소셜미디어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메타는 이 외에도 경쟁자가 더 커지기 전에 인수하는 전략을 통한 독점문제를 지적받는다. 또한 창업자이자 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 1인에 집중된 지배력도 메타의 부정적 요소로 언급된다.

 

이처럼 메타 등 소셜미디어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것에서 언론사와 저널리즘은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소셜미디어가 뉴스 미디어의 수익을 가져간다는 비난이 발생함에 따라 여러 나라에서 정치적·경제적으로 플랫폼사에 대한 압박은 커지고 있고대형 플랫폼은 점차 뉴스를 포기하고 있다포털 등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던 국내 언론사는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그러나 이는 또 다른 기회로 볼 수도 있다해외 언론에서 언급하는 소셜미디어의 죽음은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의 위기에 불과하다유튜브와 틱톡이 지속적으로 영향력이 커져가는 것을 고려하면 개인화된 알고리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추천미디어로의 변화는 역설적으로 언론사의 브랜드와 콘텐츠만 뛰어나다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자는 국내 언론사에 세 가지 측면의 전략을 제시한다크리에이터에 관심을 갖는 최근의 독자들을 고려하여 언론사의 크리에이터 경제’ 전략을 세워야 한다기자 자신이 크리에이터가 되거나 외부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두 번째는 텍스트 매체를 중심으로 유튜브·틱톡 등 비디오(팟캐스트 등 오디오 포함중심 소셜미디어에 대한 전략 설정이 필요하다세 번째는 텍스트 매체를 중심으로 한 자체 페이지의 강화플랫폼사가 점차 뉴스에서 손을 떼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언론사도 미국 언론사처럼 성공적으로 자체 페이지를 구축하고 유료화를 준비해야 한다저자는 페이지의 강화 뿐 아니라 독자와의 소통도 강조한다소셜미디어의 시대가 끝나가고 플랫폼이 규제를 받는 시대에서 언론사도 더 이상 위기의 모든 책임을 포털 등 플랫폼에 돌릴 수 없는 시대가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이덕주(매일경제 기자)

이덕주 기자는 2008년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해 증권부금융부국제부기업경영팀유통부중소기업부를 거쳤다현재는 디지털테크부에서 실리콘밸리 특파원과 함께 테크 버티컬 뉴스레터인 '미라클레터'를 만들고 있다디지털 시대에 독자들이 좋아할 수 있는 텍스트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다양한 실험에 관심이 많다. 2017년 12월부터 20211월까지 '식품야사'와 '중기야사'라는 연재물을 매일경제 프리미엄을 통해서 3년동안 연재했다미라클레터는 언론계의 대표적인 뉴스레터 중 하나로 지금도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하고 있다식품산업협회 웹진동아비즈니스리뷰(DBR), 소상공인연합회서울산업진흥원 블로그 등에 기고했다저서로 <저는 ETF가 처음인데요>(2012), 역서로 <조직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리더십>(2015) 가 있다. (이메일 mrdjlee@mk.co.kr)

 

보고서 전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 홈페이지(https://www.kpf.or.kr)의 미디어>정기간행물해외미디어동향 코너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해외 미디어 동향 뉴스레터와 한국언론진흥재단 월간 <신문과방송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요약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발간된 4회 보고서를 종합한 보고서 통합본은 올해 12인쇄판과 온라인판으로 동시 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