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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 반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침몰 사고와 관련한 상황 보고를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그동안 논란이 됐던 세월호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이 한겨레신문을 통해 일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세월호가 가라앉던 2014년 4월16일 당일 박근혜 대통령은 강남의 유명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올림머리’를 하는 데 90분 이상을 허비했다는 것. 

한겨레신문 [단독] 박 대통령, 세월호 가라앉을때 ‘올림머리’ 하느라 90분 날렸다

6일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ㅌ미용실을 운영하는 정아무개(55) 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4월16일 낮 12시께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해야 하니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정 원장은 이날 오후에 예약 손님이 많았으나 예정에 없던 청와대 호출로 인해 미용실 직원들은 오후 예약을 모두 취소해야 했다. 정 원장은 승용차로 한 시간 가량 달려 청와대 관저로 들어간 뒤 이날 오후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당시 박 대통령은 국가안보실로부터 오전 11시23분 ‘315명의 미구조 인원들이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전화로 받았음에도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한 것. 

한겨레신문은 “이른바 ‘골든타임’ 와중에 최소 90분을 허비한 것이다. 특히 정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올림머리를 만들기 위해 대기하기 시작한 오후 1시께는 해경이 세월호에 갇힌 315명을 구조하기 위해 수중수색 작업에 착수한 시각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청와대 기관보고에서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참사 당일 외부에서 (대통령 관저로) 들어온 인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겨레 신문의 이번 보도를 통해 이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남에 따라 청와대 경호실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 당일 출입 의혹이 불거진 최순실씨를 비롯한 김영재·김상만 의사 등 의료시술과 관련한 인사들에 대한 출입 여부 조사 및 수사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신문 취재진은 “정 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5일 동안 10여차례 만났다”고 전했다. 또 “4월16일 상황을 설명하며 확인을 요청하자 정 원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답변할 수 없다’고만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원장은 특검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을 수사하면 설명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해 이후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히는데 큰 단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