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윤정씨의 남동생과 어머니를 출연시켜 가정불화에 대한 일방적 주장을 방송해 ‘막장방송’ 논란을 빚었던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의를 빚은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는 그 밖에도 ‘막말 방송’ 등으로 4건이나 심의 대상에 올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소위원장 권혁부)는 26일 오후 회의를 열어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등에 대한 심의를 벌였다. <박종진의 쾌도난마> 제작진은 심의규정 위반 사실을 시인하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위원들은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박종진의 쾌도난마>는 장윤정씨의 빚이 남동생의 사업 탓이 아니고, 장윤정씨가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집어넣으려 했으며, “사람을 시켜 엄마를 죽이든지 해야 엄마와 관계를 끝낼 수 있다는 말을 했다”는 등 남동생과 어머니의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했다. 진행자 박종진씨는 “장윤정씨, 방송이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방송에 나오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장윤정씨는 지난달 20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가족 간의 분쟁과 불화를 소개한 바 있다. 그동안 번 돈을 부모에게 맡겼는데 동생이 이를 모두 탕진해 10억원의 빚까지 졌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이에 장씨의 돈을 탕진한 것으로 ‘지목’된 어머니와 동생이 채널A에 출연해 ‘반론’을 편 셈이었지만, 가정사를 무리하게 들춰냈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의견진술에 참석한 이성수 PD는 “방송심의규정 위반이라고 생각한다”고 시인했다. “도가 지나쳤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심의위원들은 중징계가 불가피 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유명인의 개인적인 가족사를 이용해 ‘시청률 장사’에 나섰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위원들은 법정제재인 ‘관계자징계 및 경고’ 조치 의견을 냈다. 제재수위는 차기 전체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박종진의 쾌도난마>는 이날 모두 네 건의 방송이 심의 대상에 올랐다. 그 중에서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히틀러’에 비유한 출연자의 발언을 그대로 방송한 내용도 있었다.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4월9일 방송에서 ‘나르시즘 5인방’을 선정하면서 안 의원에 대해 “우선 생긴 것은 딱 닮았다. 수염만 그리면 히틀러”라고 말했다.
 
야당 추천 위원들은 최고 수준의 제재조치인 ‘과징금’ 의견을 냈다. 현직 국회의원을 ‘희롱’했고, 해당 출연자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물의를 빚었다는 점에서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여당 추천 위원들은 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슷한 의견을 내면서도 이보다 한 단계 낮은 ‘관계자징계 및 경고’ 조치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냈다. 
 
그밖에도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는 역사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꽃뱀’으로 지칭한 방송(5월21일), ‘5대 얼짱’ 여성정치인을 소개하며 외모나 몸매에 대해 ‘품평’한 방송(3월26일) 등에 대해 심의를 받게 됐다. 방송소위는 다음달 3일 차기 회의에서 제작진을 다시 불러 의견진술을 듣고 제재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