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KBS․MBC 본부, YTN 지부는 26일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전국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방송의 국정원 관련 보도 양상이 편파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 김현석 본부장, MBC 이성주 본부장, YTN 김종욱 지부장, YTN 임장혁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은 “시청자의 알권리를 위해 바로서야 할 공영방송들이 오히려 축소와 왜곡, 편파보도에 앞장서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MBC 시사보도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23일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꼭지가 편집된 채 방송됐다. 당시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은 발제 과정에서부터 아이템 승인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의 수사 은폐, 허위발표’, ‘검찰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 기소’ 부분 등을 삭제 요청했고 데스크의 반발이 있자 방송 당일인 23일 불방을 결정했다.

YTN 역시 지난 20일 ‘국정원의 박원순 시장 비하 SNS 글 2만 건 포착’ 기사를 단독 보도했으나 보도가 나간 지 3시간여 만에 기사가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이 YTN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했고 YTN 보도국 회의 내용까지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원 직원은 해당 기자에게 “국정원 입장도 반영해 달라”며 “보도국 회의에서도 ‘단독’이란 표현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성주 MBC 본부장은 “왜곡 편파보도 양상이 장기간에 걸쳐 아주 치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떻게 이런 일들이 2013년에 우리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지, 추락한 언론자유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증명한다”고 밝혔다.

임장혁 YTN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은 “국정원이 (언론사 회의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평시에도 언론사가 무엇을 보도할지 알고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며 “이는 언론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로 언론인들이 진상을 밝혀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석 KBS 본부장도 “KBS뉴스가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해 발췌본을 근거로 맥락 없이 악의적 보도를 하고 있다”며 “언론의 부끄러움이 도를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YTN기자협회는 “현재의 상황을 2005년 ‘황우석 청부 취재 사태’, 2008년 ‘촛불 정국과 YTN 불법 사찰 사태’에 준하는 위기로 인식한다”며 27일 긴급 기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