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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10월 25일자 보도 / SBS 화면 캡처

JTBC·TV조선·한겨레 등 주요 언론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태를 연이어 특종으로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SBS가 소극적 보도 행태로 일관하자 노조가 성명을 내고 “종편 보도 내용을 손가락 빨며 바라보는 처지로 전락했다”고 자사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SBS 노조(본부장 윤창현)는 “그동안 여러 차례 도를 넘은 권력 편향과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자유를 스스로 좀 먹는 보도 행태에 대해 경고하고 시정을 요구해 왔다”며 “하지만 사측은 내부 특별취재팀 구성 요구조차 묵살하며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희대의 국정농단 사건 취재와 보도에 있어 그토록 얕잡아 보던 종편의 보도내용을 손가락 빨며 보는 처지로 우리 모두를 전락시키고 말았다”며 SBS의 보도 현실을 “카운터펀치를 맞고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후배 기자들이 권력 눈치나 보게 하고, 자기 검열로 만들어진 ‘땡박뉴스’, ‘대한늬우스’를 박근혜 어전에 바치도록 한 결과에 만족하느냐”며 SBS의 보도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대주주와 경영진은 끊임없이 보도에 개입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갉아먹고 온갖 출입처에서 기자들을 로비스트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며 “스스로 언론이길 포기해 자초한 오늘의 현실은 치욕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24일 JTBC의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최순실 개입 의혹 보도는 국정을 농단해 온 박근혜 정권에 대한 사망선고인 동시에 스스로 언론이길 포기했던 모든 언론에 대한 파산선고”라며 “보도를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사회적 책무가 아니라 사적 이익의 실현을 위한 방패막이로 남용해온 사측의 방식은 이제 완전히 파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책에 기록될 희대의 국정농단 사건을 앞에 두고 사태의 파장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끝없는 청와대 눈치 보기로 SBS 위상에 먹칠을 한 책임자들은 전 구성원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라”며 “사측은 SBS 보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바닥부터 파괴해 온 과거의 관행과 혁명적으로 단절할 방안을 진지하게 제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