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동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및 해임 건의안을 논의하는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방문진 이사회,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 및 이사직 해임안 가결

오는 8일 김장겸 사장 해임안도 처리될 듯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2일 오후 19차 정기 이사회를 열고 3시간이 넘는 진통끝에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 및 이사직 해임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이르면 오는 8일 임시 이사회에서 김장겸 MBC사장 해임안도 처리될 게 확실시되고 있어 총파업중인 MBC 정상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가결될 경우 MBC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해임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방문진은 MBC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김 사장 해임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주총 소집권을 가진 김 사장이 반발해 주총을 소집하지 않을 경우 방문진 이사회는 법적 절차에 돌입해야 해 약 1달 가까이 해임이 지연될 수 있다. 

이날 총 9명의 이사 중 6명이 참석해 비밀투표를 한 결과 찬성 5표, 기권 1표로 고영주 이사직 해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앞서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안건도 가결됐다.

이번 안건은 현 여권 추천 유기철, 이완기, 최강욱 등 3명의 이사가 지난달 23일 제출해 표결이 이뤄졌다.

당초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안건과 이사직 해임 안건이 동일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현 야권 추천인 김광동 이사의 항의로 두 안건을 분리·상정해 표결했다. 

고영주 이사장이 불참한 가운데 이완기 이사가 의장 대행을 맡아 진행했다. 하지만 현 야권 추천 권혁철·이인철 이사는 안건 상정 절차와 내용에 불만을 표출하며 이사회 도중 퇴장하기도 했다. 

해임안 가결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고영주 해임안 가결은 국민 신뢰를 회복을 위한 첫 걸음"이라며 "지난 9월 4일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공영방송의 총파업이 하루속히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국민의당도 "지난 10년간의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 매우 환영한다"고 평하면서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반면 방문진 이사진 추천을 두고 국회 보이콧까지 벌였던 자유한국당은 "불법적이고 강제적인 방송장악 목적"이라며 비판했다. 

한편 이사회는 고영주 전 이사장 후임으로 이완기 이사를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고 전 이사장의 임기였던 내년 8월 12일 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