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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에 서명하기 위해 입장하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 주위로 사진기자들이 카메라를 내려놓고 항의를 하고 있다. 뉴스1

 

한일 양국이 23일 서울 국방부에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에 최종 서명하는 과정에서 사진기자들이 국방부의 비공개 원칙에 '취재 거부'를 선언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현장에 있던 사진기자에 따르면 협정식을 취재하기 위해 국방부를 찾았던 30여명의 사진기자들은 이날 오전 한일정보보호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입장하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주위로 카메라를 내려놓고 취재 거부를 했다. 

당초 국방부 측은 한일정보보호협정 취재 공개를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일본 측의 요청으로 협정식은 비공개로 한다"며 "다만 국방부에서 촬영한 사진 1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진기자들은 밀약이 아닌 이상 협정식 장면을 취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장소가 협소해서라면 대표 사진기자 1명만을 보내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국방부 측은 계속해서 '비공개 원칙'을 고수했고, 결국 사진기자들은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측의 입장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국방부 측은 "마음대로 해라"는 입장을 보이다 취재현장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국방부 공보실 측은 급기야 "(원래 제공하기로 했던) 사진제공도 하지 마라"고 발언했다. 

이에 사진기자들은 '한일양국간의 중요협정을 언론에 비공개하는 것은 받아들일수 없다'고 주장하며 급기야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측이 입장에 카메라를 내려놓고 '취재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국방부의 일방적 태도에 현장에 있던 한 사진 기자는 "기자들이 카메라를 내려놓고 취재 거부를 선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협정 자체가 비공개인 것도 아닌데 협정식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국방부 측은 "(일본) 대사가 들어오는 상황에서 (기자들이) 막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외교 관례상 적절하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는 "한일간에 합의된 내용이니 (취재 공개 등) 합의 사항을 뒤집는 것은 적절치 않으니 (대사가) 통과할 수 있게 배려해달라고 말했다"며 "다만 현장에 있지 않아 기자들이 카메라를 내려 놓은 과정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