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MBC사장이 8일 오전 자신의 해임안건에 대해 소명하기 위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참석하려다 노조원들의 항의를 받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MBC 주주총회, 만장일치로 김장겸 사장 해임파업 71일만

후임 선출,  기존 방식 탈피한 대국민 추천제 도입할 듯

MBC 노조, 파업 잠정 중단 "새로운 MBC 청사진 제시할 것"15일 복귀

 

MBC가 주주총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김장겸 사장에 대한 해임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MBC 노조도 15일부로 파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파업 71일 만에 들린 낭보다.

(관련기사: 방문진, 김장겸 사장 해임안 가결)

MBC 지분의 70%를 가진 방송문화진흥회와 30%를 가진 정수장학회는 13일 오후 5시 30분부터 주주총회를 열고 김 사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 사장 해임 결의안이 통과되고 1시간 30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에 김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275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으며 여권 추천 이사 5인이 해임결의안을 제출한지 12일 만에 김 사장의 해임안이 최종 통과된 것이다.

방문진은 이사회 직후 MBC에 김 사장 해임안을 처리하는 주주총회를 소집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MBC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인 김 사장은 주총 소집을 거부했으나 방문진과 정수장학회가 주총 소집에 합의하면서 주총이 열렸고, 해임안도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이완기 방문진 이사장은 “MBC가 주총을 개최하지 않더라도 70% 지분을 보유한 방문진과 30% 지분을 가진 정수장학회가 주총을 개최할 수 있다”면서 “대주주의 요청으로 주총을 열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완기 방문진 이사장과 김삼천 정수장학회 이사장 등이 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들의 찬성으로 김 사장의 해임안이 통과됐다.

김 사장의 해임으로 당분간 MBC는 백종문 부사장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그러나 백 부사장도 ‘방송장악 부역자 명단’에 올라있는 인사라 중요 경영 사항에 대해서는 제한된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 후임 사장 선출은 기존 선출 방식에서 탈피한 대국민 추천제 도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환영의 뜻을 밝히며 오는 15일 파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장겸 해임은 MBC 정상화의 신호탄이다. 지난 9년의 언론장악 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MBC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국민과 시청자들이 열어 준 공영방송 복원의 기회를 결코 헛되이 흘려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방문진이 MBC 사장을 해임한 것은 방문진 설립 이후 두 번째다. 방문진은 오는 16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