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던 하일성 전 KBO 사무총장의 자살에 대해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을 두고 언론이 모방자살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중앙자살예방센터는 하 전 총장이 사망한 8일 오후 언론·방송사에 협조문을 보내 야구해설가 하일성 자살 추정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2013년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표한 자살보도 권고 기준 2.0’에 따르면 언론과 방송이 자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자살방법, 자살수단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보도할 경우 모방자살을 부르는 베르테르 효과를 낳게 된다. 자살을 정당화하거나 문제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묘사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살과 미디어 관련 선행연구(Pirkis et tal., 2006)에서는 모방효과가 발생하기 위한 조건으로 광범위하고 반복되는 보도 유명인과 같은 현저성이 높은 보도 상세한 자살 방법의 묘사 선정적인 자살보도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자협회에서도 자살보도의 윤리강령과 권고 기준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실제 영향은 미미하다. 기자협회는 권고기준에 자살은 전염된다는 것을 가장 먼저 강조하며 기사 제목에 자살이라는 표현을 써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권고에 불과해 실제로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다.

 

유명인의 죽음을 두고 언론사들이 트래픽 올리기에 급급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영욱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과거 신문과방송에 기고한 글에서 클릭과 트래픽이 생존의 기반이 된 미디어 현실에서 자살이라는 자극적 단어가 가진 매력을 포기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했던 한 연예매체 기자는 포털은 클릭수가 나오는 기사를 원하고, 연예매체는 클릭수를 올릴 수 있는 기사를 찾다보니 자극적인 것만 찾게 된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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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도 권고 기준 2.0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를 최소화해야한다 자살이라는 단어는 자제하고 선정적 표현을 피해야한다 자살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최소화해야한다 자살 보도에서는 유가족 등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9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언론계 전반에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