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4658)

박민 사장 임명안 재가 직후, KBS 내부서 벌어진 일 (journalist.or.kr)


뉴스·시사프로그램 앵커 줄줄이 하차 통보...'더 라이브' 당일 편성 삭제까지


박민 신임 KBS 사장이 취임한 13일, 전국언론노조와 언론노조 KBS본부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낙하산 박민 임명 공영방송 장악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뉴스9’ 앵커 하차 통보부터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교체, ‘더 라이브’ 당일 편성 삭제까지, 모두 박민 신임 KBS 사장이 취임한 13일 전후 벌어진 일들이다.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KBS 사장 임명안을 재가하자마자 이뤄진 조치들로, “단체협약 및 편성규약 파괴행위”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라는 내부 비판이 나온다.


KBS 메인뉴스인 ‘뉴스9’ 앵커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교체는 사장 취임 전날인 12일 벌어졌다. 언론노조 KBS본부 성명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부터 주요 뉴스 기존 앵커들에게 교체 소식이 전달됐는데, 사측은 금요일(지난 10일)까지 뉴스9를 진행한 이소정 앵커에게 전화해 앵커 하차를 통보했다. 사장 취임 당일인 13일 KBS는 뉴스9 앵커 전면 교체 소식을 알렸는데 시청자들에게 기존 앵커 하차 안내나 인사도 없이 이날부터 새로운 앵커들이 뉴스9을 진행하게 된 상황이다.

KBS 사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인 지난 10일엔 ‘뉴스광장’을 진행한 김태욱·이윤정 앵커가 하차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이에 KBS본부는 13일 성명을 통해 “보도본부 주요 보직자로 언급되던 인물이 인사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뉴스 앵커 교체를 운운해 실제로 앵커가 당일 하차 인사를 하는 참극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교체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인사발령 전인 12일 저녁 당시 라디오센터장 내정자가 프로그램 담당PD에게 전화해 진행자인 주진우씨에게 하차를 통보하라고 지시했다. 심지어 담당PD가 거부 의사를 밝히자, 해당 간부는 ‘업무 불이행시 사규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언론노조 KBS본부 라디오센터 조합원들은 즉각 성명을 내어 “앵커의 적합성을 떠나, 아직 발령도 나기 전인 간부가 현 제작진에게 직접 전화해 담당 프로그램의 앵커가 하차하게 되었다고 통보하는 경우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경우”라고 일갈했다. 이어 “3년 넘게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앵커와 제작진에게 프로그램을 마무리할 시간, 청취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눌 하루의 시간조차 주지 않고, 방송 전날 저녁에 통보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KBS 라디오 역사상 전무후무한, 제작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명백한 월권행위다. 부당한 지시를 철회하고 라디오 구성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사측은 지난달 27일 최경영 기자의 사직 이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최강시사’를 맡고 있던 김기화 기자도 하차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월요일~목요일 방영되던 시사프로그램 ‘더 라이브’ 당일 편성 삭제도 제작진과 논의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13일 KBS는 사내 공지를 통해 이날부터 16일까지 예정돼 있던 더 라이브 편성을 삭제한다고 알렸다. 대신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과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등이 재방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사실상 더 라이브가 폐지 수순에 돌입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며 “단체협약 및 편성규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13일 전국언론노조와 KBS본부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진행한 ‘낙하산 박민 임명 공영방송 장악 규탄’ 기자회견에서 사장 임명 직후 일어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점령’ 이외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KBS 내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KBS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앞서 사장 임명 재가가 나기 전 대통령실이 박민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단이 꾸린 차기 보직자 인선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가를 늦추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실제로 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재가는 청문회 닷새가 지난, 일요일 오후 늦게야 났고, 이어진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도 확정에 가깝다고 돌던 차기 주요 보직자들이 대폭 물갈이됐다”고 밝혔다. 이어 “공영방송 KBS의 주요 보직자 인선에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짙어지는 부분으로, 사실이라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또 KBS본부는 이날 별도 성명을 내어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을 파괴하는 박민 사장 체제와 그 보직자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해당 행위를 한 보직자들에 대해서는 방송법 위반 및 단체협약 위반 등 혐의로 고발 조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민 KBS 사장은 1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앞서 박 사장은 차기 사장 공모 당시 제출한 경영계획서에서 “취임 후 대국민 사과와 새로운 KBS 다짐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불공정 보도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와 혁신 다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4658)

박민 사장 임명안 재가 직후, KBS 내부서 벌어진 일 (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