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 언론을 포함해 해외 언론들이 일본 각료들의 패전일 기념일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등 날로 더 심각해지는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중국 등 전쟁 피해국과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않으려고 직접 참배하지 않았지만, 사비로 공물료를 봉납하고 각료의 참배를 허용한 사실은 아시아 국가와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를 분노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전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왜 이날을 잊어서는 안되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 정계와 사회에 팽배한 우경화 바람은 갈수록 지역의 평화안정과 번영에 심각한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일본 군국주의의 식민침략전쟁이 실패로 끝난 지 68년이 흘렀지만 '군국주의의 망령'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내 외국 세력에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환추스바오(環球時報)도 이날 "(우경화가)들끓는 일본에 대해 중국 언론뿐만 아니라 세계 언론도 침묵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환추스바오는 사설에서 "우리는 귀신 참배를 증오하지만 무서워하지 않으며 '귀신'은 아베 신조 등 지도자의 마음 속에 있다"며 일본의 우경화를 주시하면서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워싱턴 포스트(WP)가 15일 아베 총리가 개인적으로는 경의를 표하는 '절충안'을 선택했지만 일본의 우경화'로 인해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군사공조 노력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올 기념일 당일 방문자 수는 17만5000여 명으로 작년의 16만1000여 명보다 많이 증가했다며 이날 야스쿠니 신사가 수많은 참배객으로 붐볐다고 전했다. WSJ는 심지어 현장에서 한 우익파 인사가 '아베는 어디 있느냐'며 아베의 부재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에 영국 15일 BBC는 '중국 언론, 아베 비난받아야 한다고 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언론과 학자들이 양국 관계 개선 요구를 무시한 아베 신조의 행보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한편 외신뿐만 아니라 각료들의 패전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아베 총리의 8·15 추도사에 관련한 일본 언론의 비난 보도도 주목받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16일 반성, '부전(不戰)의 맹세'를 뺀 아베 총리의 연설은 '아베 색'이 진하게 밴 것으로 국제사회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