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치러지는 1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언론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 보도했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는 이란 정부가 외신 기자들의 취재비자 발급을 무더기 보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란은 특히 서방 언론에 대한 보도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란 당국이 지난 대선 때 부정 선거 논란이 보도됐던 전례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영국 언론만 하더라도 가디언과 BBC 등 주요 언론사 기자들에 대한 비자발급이 거의 다 거부됐다.

영국에서 취재 비자를 받은 언론인은 민영방송 '채널4'의 앵커 존 스노가 유일하다.

이란 관영 프레스TV는 국내외 취재진 1천 명 이상이 이틀 뒤 치러지는 대선을 취재하게 될 것이라고 내무부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취재 비자를 발급받았더라도 수도 테헤란에서 취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RSF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기자들이 개혁파 대선 후보나 정치범의 가족 등과 접촉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기자들이 테헤란 시내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것 역시 제한했다.

테헤란에 있는 한 특파원은 "매번 외출할 때마다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언제, 어디서, 또한 누구를 만날 것인지까지 다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출 허가를 받아도 정부가 파견한 통역사들이 자신을 내내 감시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이란 정부가 뉴스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 이란 시민이 의미 있는 보도를 접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BBC도 비자발급이 거부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우리는 모든 정보와 전문가들을 동원해 이란 대선을 충실히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