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협의회 “공익성을 방관한 방통위의 해태… 분노가 터진다”

SBS의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인 미디어크리에이트가 국내 민영 미디어렙 최초로 사업 허가를 받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신규 미디어렙 사업 법인으로 미디어크리에이트를 허가하기로 의결했다.
 
미디어크리에이트는 허가심사위원단 평가에서 100점 만점 중 72.018점을 받아 허가 기준인 총점 70점을 간신히 넘겼다. 중소방송사나 네트워크 지원 방안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로 공공성·다양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 허가 조건을 부과했다. 허가 조건은 △중소방송사에 대한 비결합판매 지원 △SBS와 지역민방간 체결한 광고 합의서 준수 △방송 및 광고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계획 △방송사의 미디어렙 경영 등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방지하기 위한 개선계획 마련 등이다. 
 
방통위는 이번 허가로 민영 미디어렙이 등장함에 따라 방송광고판매시장에도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도입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역방송협의회는 이번 심사절차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대환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방통위의 이번 결정은 공익성을 방관하고 사적 이익 집단인 미디어크리에이트를 허가한 것으로 납득이 안되고 분노가 터진다"고 성토했다. 
 
김 의장은 심사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장은 "외부 심사위원단이 심사했는데 심사위원이 누구인지도 베일에 가려있다"며 "심사위원들의 적절성, 전문성 여부와 방통위, SBS와의 관계성 여부를 모두 다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지역 지상파 방송 사업자와 중소 지상파 방송 사업자 지원방안 등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미디어크리에이트를 지금의 조건부로 허가한 것은 요식행위와 마찬가지"라며 "조건을 강하게 걸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제약이나 강제사항이 명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주 OBS 희망조합 노조위원장은 "지역민방 동지들이 열심히 싸웠는데 그 의견이 거의 반영이 안 되서 안타깝다"며 "거의 슈퍼 파워가 되어버린 SBS에 의해서 언론계조차 힘의 논리가 장악하는 게 아닌지 심각한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디어크리에이트는 SBS와 불교방송, 원음방송, 경기방송의 광고 판매를 맡는다. OBS의 광고 판매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나눠 담당한다. 이번 신규 허가의 유효기간은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