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KBS노조)이 26일 새벽 5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KBS노조는 "파업 참가 인원은 2500여 명으로 일부에서 방송차질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KBS노조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전국조합원총회를 열고 26일부터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이날 조합원 총회에는 약 400여 명의 KBS노조 조합원이 참석했다. 
 
백용규 KBS노조위원장은 투쟁사에서 “KBS는 방송에서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이라고 외치지만 일부에서는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방송이라고 한다”고 지적한 뒤 “(이는)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치권이 그렇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백 위원장은 “사장을 선임할 때 정권이 임명하는 구조, KBS이사회 여야 이사의 7대4 구조 등을 누가 만들었느냐”고 반문한 뒤 “내부에서 아무리 목숨 걸고 피터지게 외쳐도 밖에서는 비아냥거린다. 여야가 바뀔 때마다 입장 바꿔서 비난한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길환영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무능력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는 “길환영 사장과 경영진은 그동안 수신료 인상 얘기를 많이 했지만, 정말로 수신료 인상을 위해 무엇을 했나”라면서 “경영실패에 대한 대안도 내놓지 못한 채 본인들 앞길만 걱정하고 있다. 무능경영의 극치, 무책임한 경영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백 위원장은 “그래놓고 적자 타령만 하면서 조합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 가관인 것은 전홍구 부사장”이라면서 “(노조가) 조합원 총회를 하고 파업하겠다고 공식선언을 상황에서 부사장은 중국 출장을 갔다. 이것은 우리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여러분 본때를 보여주자. 이번 파업 강도 높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진 KBS노조 부위원장은 결의문 낭독에서 “여야는 국회 공정성특위 기한인 이달 말까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및 ‘방송 공정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면서 “국회는 당리당략을 떠나 이번만은 반드시 공영방송 KBS를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방송법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 부위원장은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 약속한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현석 KBS 노동조합연대위원장(KBS아트비전 위원장)은 연대사에서 “공영성 확보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9월 초부터 시위를 했다”면서 “국회 방송공정성 특위에서 방송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방송독립이야말로 공영방송의 공적책무를 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제도”라면서 “KBS 정치독립과 임금투쟁 승리를 위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KBS노조는 여의도 본관 앞 조합원 총회를 마치 뒤 새누리당과 민주당사 앞으로 이동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촉구 집회를 가졌다. 
 
일각에선 KBS노조 파업 여파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파업 효과는 아나운서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파급력이 큰데 아나운서들의 참여가 거의 없다”면서 “기자와 PD들도 노조 파업에 적극적이지 않아 파업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