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차마고도·누들로드 등 87편 판매… 김수현 드라마도 JTBC에 판매협상 중

KBS가 종편 출범이후 최근까지 명품 프로라며 홍보해온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80여 편을 JTBC, MBN, TV조선 등 종편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나 내부의 반발을 사고 있다.

KBS 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KBS 프로그램의 종편 판매실태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KBS는 <차마고도> <누들로드> <야생의 아카방고> <아무르> 등 명품 다큐라 홍보해온 다큐멘터리 89편을 JTBC, MBN, TV조선 등에 팔았다고 새노조는 전했다.

특히 최근엔 KBS가 지난 2008년 방송됐던 주말극 <엄마가 뿔났다>까지 JTBC에 판매하려고 한다는 제보가 접수됐으며, 종편이 요구하는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협상이 수렴되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고 새노조는 의심했다.

이를 두고 KBS 새노조는 “JTBC에서 오는 10월 방송 예정인 김수현의 드라마를 사전에 미리 띄우기 위해 이미 방영했던 드라마를 편성하려는 계획에 KBS가 철저하게 협조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KBS 새노조는 “공영방송의 가치와 가장 반대편에 있는 종편을 위해 공영방송 사장이란 사람이 가장 중요한 콘텐츠를 헌납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지난해 12월 KBS기존노조가 파업을 할 때도 김 사장은 ‘파업으로 인해 종편에게 광고가 몰릴 수 있다’고 말해 끊임없이 종편을 경계하는 것처럼 주장해왔으나 이 모든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이 판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새노조는 “프로그램은 방송사의 영혼”이라며 “KBS가 그토록 내세우는 ‘수익’ 논리인데, 팔 데가 따로 있지, 돈만 되면 영혼도 팔겠다는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이 같은 비판을 국수주의적이고 폐쇄적인 마인드라고 폄훼했다.

배 실장은 “모든 프로그램이 수신료를 받아 제작된 명품 프로그램이지만 더 이상 우리 KBS로는 방송할 계획 없는 것들이어서 우리가 아닌 타사에서 방송될 수 있다면 시청자가 봐야하지 않느냐”며 “종편이 아닌 MBC와 SBS도 요청하면 팔 것”이라고 밝혔다.

배 실장은 “정당한 가격을 받고 점검해서 팔았다”며 “콘텐츠 저작권자는 KBS이지만 국민과 시청자의 기준으로 판 것이다. 유통돼야 콘텐츠의 힘이 생기는데 이를 비난하는 것은 대원군의 쇄국정책이나 다름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