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TV쇼 진품명품>을 진행했던 윤인구 아나운서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복수의 KBS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아나운서는 지난 10월31일 <TV쇼 진품명품> 녹화장에 나타나 스튜디오에서 녹화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이유 때문에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한 관계자는 “윤 아나운서 인사위 회부 얘기는 ‘진품명품’ 파문이 발생한 직후부터 계속 얘기가 나왔지만 지난주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면서 “제작진 전원 복귀로 ‘진품명품’ 파문이 그나마 잠잠해지고 있었는데 이 문제로 다시 갈등이 불거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113305_121808_4027.JPG

 

 

사진 오른쪽이 이번에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윤인구 아나운서 ⓒKBS


<TV쇼 진품명품> 제작진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제작진은 25일 오후 코비스(KBS 전자게시판)에 올린 성명에서 “지금 KBS에서 생기는 이상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연출자들이 MC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MC가 프로그램 녹화장에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진품명품’ 제작진은 “그가 MC교체에 대한 통보를 언제,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지만 제작진만큼 황당했을 것”이라면서 “”시청자와 직접 대면하는 MC로서, 연출자가 수차례 바뀌는 긴 시간을 그가 이 프로그램에 쏟은 애정은 남달랐을 것이다. 일방적 MC교체는 그런 그에게 시청자와의 고별인사를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이건 윤 아나운서 뿐 아니라 시청자에 대한 만행”이라면서 “그런 만행을 저지른 자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서 징계를 내려야 마땅하거늘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고 징계 절차를 밟는다니 소가 웃을 일이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진품명품’ 제작진은 “윤인구 아나운서의 인사위원회 회부를 (우리는) 제작 자율성에 대한 심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면서 “10월 31일 ‘진품명품’ 녹화 파행은 단언컨대 회사가 일방적으로 MC를 교체하고 이를 폭력적으로 관철시키려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윤인구 아나운서는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감을 훌륭하게 보여준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그런데도 회사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윤 아나운서를 희생양으로 삼아 이 사태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제 와서 정당한 이유도 없이 그를 징계하는 것이 무엇에 도움이 된단 말인가. 회사는 이를 즉시 철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KBS 내부에서도 사측의 윤 아나운서 인사위 회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기획제작국 한 PD는 “제작진이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스탠바이’ 한 상태에서 진행자가 스튜디오에 와서 녹화준비를 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면서 “백 번을 양보해 인사위 회부를 할 거면 제작진을 상대로 해야지 왜 엉뚱하게 윤인구 아나운서를 문제삼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 중견PD는 “이건 코미디”라고 말했다. 이 PD는 “아니 제작진은 전원 원대복귀를 시켜놓고선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윤 아나운서를 인사위에 회부시키는 게 말이 되냐”면서 “제작진이 녹화장에서 ‘스탠바이’를 하고 있는데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던 아나운서가 녹화장에 오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PD는 “갈등을 그나마 봉합해서 잠잠해지는 것 같더니 회사가 또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면서 “윤 아나운서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면 또 다시 거센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