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조 조합원들이 SBS의 전적인사, 신입사원 초임삭감 등에 반대 하며 피케팅 시위에 나섰다.

언론노조 SBS본부 조합원들은 25일 오전 8시부터 9시 SBS 본사 로비에서 피케팅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매주 월요일 출근시간마다 집중 피케팅 시위를 벌일 예정이며, 노조 집행부는 지난 21일부터 본사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2011년 이후 2년 만에 벌어지는 로비농성이다.

노조가 로비 농성에 돌입한 이유 중 하나는 사측의 ‘전적 인사’다. 지난 13일 SBS는 자회사 인원 27명을 SBS 본사로 옮기는 대규모 전적 인사를 단행했다. SBS아트텍의 종합편집실 소속 전원과 세트 디자이너 등 25명, SBS뉴스텍의 보도CG, 중계기술팀 2명이 본사 TV기술팀과 편성전략본부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노조는 이에 대해 “조합원의 근무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고 노사 관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을 노조와 제대로 된 협의 없이 마치 007 작전하듯 일사천리로 진행시켰다”며 “인사 발령을 확정하기 불과 하루 전 퇴근시간이 임박해서야 각 지부 집행부에 따로 따로 전적 인사를 통보했을 뿐”이라며 비판했다. 사측은 경쟁력 강화와 프로그램 품질 관리를 위해 필요한 인사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전적 인사를 비판하며 지난 15일부터 하루 세 차례씩 ‘전적 인사 규탄’ 피케팅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사측이 2차, 3차 추가 인사를 운운하며 조직원들의 불안감을 앞장 서 조장하고 있다”며 “대다수 자회사 구성원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제대로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추가 전적을 미끼로 조합원들을 줄 세우고 노노 갈등을 일으켜 조합을 갈라놓고 조합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사측의 의도가 그대로 읽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19일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어 전적인사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다. 이날 대의원대회는 전적 인사를 규탄하는 자리였으나, 자회사가 신입사원 임금을 삭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노조는 로비농성을 하기로 결정했다.

SBS아트텍은 11월 1일 입사한 신입사원 임금을 10% 삭감했으나 이에 대해 노조에게 밝히지 않고 있다가 사내 제보를 통해 사실을 알게 된 노조가 사측에게 이 사실을 문의하자 “11월 1일자 입사한 신입 능력직급 직원 5명이 임금을 10% 삭감했다”고 통보했다. 남상석 SBS본부장은 “단협에 채용조건은 사전 통보하기로 되어 있는데 회사가 통보의무를 위반했다”며 “그리고 슬쩍 넘어가려다 노조가 문의하자 사실을 밝혔다”고 말했다. SBS단체협약에 따르면 사측은 ‘직원 채용 계획과 결과를 조합에 통보해야 한다’(보충협약 제8조 <통지의무>)고 되어 있다.

SBS노조는 이 같은 신입사원 임금 삭감이 자회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강선모 아트텍 사장이 임금 삭감 통보 이후 조합에 “당초 본사가 요구한 신입 임금 삭감 규모는 더 컸는데 10% 삭감을 지켜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트텍의 통보 이후 뉴스텍 역시 신입 능력급직 임금 수준을 아트텍과 동일하게 맞추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이번 삭감은 본사가 기획하고 자회사가 일사분란하게 따른 것으로 SBS가 신입사원 임금삭감 정책을 단계별로 시작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현재 SBS 노사는 임금제도개선 TF에 참여해 신입사원 연봉제 도입 및 임금피크제 등을 논의 중이다.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