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 2주년을 맞은 종합편성채널들이 조용하고 우울한 생일을 맞고 있다. 당·정·청의 핵심 인사들이 총망라돼 서울 한복판에서 떠들썩한 축하연을 열며 출범했던 2년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경영 적자가 해마다 높이 쌓이고,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재승인 심사 앞에서 생존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일 TV조선·JTBC·채널A·MBN 등 종편 4사는 조용한 개국 2주년을 보냈다. 공식적인 축하행사를 연 곳은 하나도 없었다. 개국 특집방송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JTBC가 개국 기념으로 박근혜 대통령 1주년을 평가하는 토론 프로그램을 방송한 정도가 눈에 띌 정도였다. 채널A 관계자는 “내부에서 조촐한 기념행사만 치렀다. 따로 공식 축하연이나 회사 차원의 개국 메시지 발표 등은 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편 4사는 2년 전 동시 개국하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박희태 국회의장, 김황식 국무총리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축하연을 열며 개국 축하쇼를 했다.

그러나 올해는 일절 공동 행사가 없다. 오히려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함께 언급되는 것조차 꺼리는 모양새다. JTBC 관계자는 “종편 공동 행사는 없다. 우리로선 다른 종편들과 함께 언급되는 게 달가울 리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종편의 경영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종편 4사는 올해도 비슷한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금이 바닥날 경우 내년부터는 추가 출자를 모색해야 하지만 기존 출자자나 기업들엔 회의적 시선이 많다.

내년 3월 재승인 심사에서는 1~2개 종편이 탈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출범 2년 만에 종편 4사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심사대에 다시 서야 할 상황이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