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6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모두 12명의 기자에게서 질문을 받았다. 이 중 외신은 2명이었다. 영국 로이터통신과 중국 국영방송인 중국중앙(CC)TV 기자가 질문했다. 그러자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일부 일본 언론 기자들이 박 대통령에게 다가가 “우리도 질문을 하고 싶었는데, 왜 배려해 주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시간이 많지 않아 외신 질문을 2개만 받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선 외신 기자 2명에게 질문 기회를 줬고, 보통 서방 언론과 아시아 언론에 1곳씩 할당했다”며 “이번에는 아시아 언론 중 중국에 질문 기회를 줬고, 중국의 서울특파원들이 논의해 CCTV 기자가 질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지난해 12월 26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한 뒤 더욱 악화된 한일 관계 때문에 일본 언론에 질문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질문권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는 청와대의 권한 아니냐. 일본 기자가 박 대통령을 붙잡고 ‘항의성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아베 총리에게 한국 특파원들이 ‘왜 질문권을 안 주느냐’고 직접 따진 적이 있느냐”고 불쾌해 했다.

한편 이날 국내 언론 질문자는 종합일간지, 지상파방송, 종합편성채널 등 매체별로 각각 선발했다. 종합일간지의 경우 추첨을 통해 동아일보와 세계일보 기자가 선정됐다. 기자단은 사전에 질문 요지를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 박 대통령이 회견 도중 시선을 아래로 내린 것은 미리 준비해 온 분야별 답변 자료를 참고하기 위한 것이었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