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촬영 말 사망에 두 번째 사과…"생명윤리 부족한 인식이 부른 참사"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발생한 ‘동물학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KBS가 나흘 만에 다시 사과문을 내고 “생명 존중의 기본을 지키는 KBS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KBS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KBS는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촬영해야 할 장면은 없다”며 “이번 사고를 생명 윤리와 동물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KBS는 지난 1일 ‘태종 이방원’ 7회차에서 이성계(김영철 분)의 낙마 장면을 방송했는데, 방송 이후 해당 장면이 말은 물론 스턴트 배우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0일엔 촬영 당시 말의 다리에 줄을 묶어 강제로 넘어뜨리는 현장 모습이 공개되면서 ‘동물학대’ 논란은 삽시간에 번졌다. 해당 말은 촬영 후 1주일 만에 사망했다.

촬영 현장 영상을 최초 공개한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1일 KBS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태종 이방원’을 폐지하고 관련자를 징계하라는 청원 글이 수백 건 줄을 잇고 있고, 방송 촬영에 동원되는 동물의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게시 나흘째인 24일 현재 13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KBS는 지난 22~23일 ‘태종 이방원’을 결방했고, 오는 29~30일에도 방송을 내지 않을 예정이다.

KBS는 24일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 시청자 여러분과 관련 단체들의 고언과 질책을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또한 자체적으로 이번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외부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콘텐츠 제작에 있어, 다시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 현장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를 통해 신뢰받는 공영미디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