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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와 TV조선이 최순실 관련 보도들을 쏟아내자, KBS는 26일에야 뒤늦게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취재에 돌입했다. /KBS 25일자 뉴스 화면 캡처

JTBC와 TV조선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관련 단독 보도를 쏟아내자, 뒤늦게 특별취재팀을 구성한 KBS 내부에서 “KBS는 저잣거리의 안주로 전락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26일 성명을 내고 “언론사로서, 공영방송으로서, 그리고 한 때 가장 신뢰받고 영향력이 있는 뉴스를 만들었다는 KBS의 구성원으로서 이 희대의 사건 앞에서 KBS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존재로 떨어졌음을 직접 우리의 두 눈과 귀로 확인해야 하는 현실이 우리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어 종편 뉴스의 보도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기자들의 심경을 거론하며 그동안 내부에서 수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묵살한 간부들과 사측을 비판했다.

성명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최 씨 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고 심층 취재에 나설 것을 요구했지만 보도본부장은 “특정 정치 세력의 정략적 공세에 불과하다”며 특별취재팀 구성 요구를 일축했다.

KBS본부는 “최순실 사건에 대해 남 일처럼 방관한 보도책임자들은 이화여대 총장이 사퇴한 지난 20일에서야 처음 최순실 사건과 관련한 KBS만의 독자적인 취재를 주문했다”며 “그러면서 단독 인터뷰와 같은 특종을 요구하는 뻔뻔함마저 내비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통령에 대한 ‘하야’와 ‘탄핵’ 얘기가 나올 만큼 종편과 신문이 결정타를 날린 뒤에야 KBS보도책임자들은 26일 아침에야 허겁지겁 ‘최순실 사건 전담 TF를 구성했다”며 “그래놓고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길 바란다‘는 보도본부장의 당부는 무능함인가? 뻔뻔함인가? 아니면 교활함인가?”라고 꼬집었다.

KBS본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보도본부장·보도국장 사퇴 △‘최순실 국정 농락’과 관련한 특집 다큐와 토론프로그램 준비 및 편성 △뉴스 편집에 취재·제작 실무자 측의 의견을 최소 1~2건은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제도적 장치 구축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에서 결론을 못낸 안건들의 조정과 대책마련을 위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기구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