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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인공제회 창립총회’에서 초대 이사장인 이철휘(앞줄 왼쪽 두번째) 서울신문 사장을 비롯한 발기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언론계 숙원인 언론인공제회가 29일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한국언론인공제회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언론계·학계·금융계 인사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1974년 ‘기자복지에 관한 입법 청원’을 내면서 언론인공제회 문을 두드린 지 40여년 만이다.

이날 총회에서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을 비롯한 발기인들은 “언론인공제회는 언론인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면서 한편으로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탐사와 발굴을 통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언론인들의 다짐”이라는 설립취지서를 채택했다.

언론인공제회 초대 이사장에는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이 선임됐다. 이 신임 이사장은 행정고시 17회 출신으로 주일본대사관 재경관, 재정경제부 국고국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특별보좌관,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이사진에는 송희영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조선일보 논설주간), 송광석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장(경인일보 사장), 김중석 전국지방신문협의회 회장(강원도민일보 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용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박종률 한국기자협회 회장, 김화영 연합뉴스 정치부 부장대우가 선임됐다. 감사는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철휘 이사장은 “진정한 언론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사명감을 갖고 이사장직을 맡았다”며 “서두르지 않으며 착실하고 차분차분 해나가겠다. 최종 목표는 언론인 연금”이라고 말했다.

언론인공제회는 이날 창립총회에서 내년 주요 사업으로 보험공제와 상조서비스, 언론인복지카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언론인공제회는 12월 중에 사단법인으로 법적 요건을 갖춘 뒤 내년부터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언론인공제회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박봉에 악화된 근무여건 등으로 직업적 해체마저 이뤄지고 있는 언론인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듯 보수, 업무량, 후생복지 등에서 언론인의 직업환경은 최악 수준이다. 동고동락했던 많은 기자들이 자의로 언론계를 떠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언론인공제회는 언론인이 권력과 자본에 타협하지 않고 건강한 언론활동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공제회가 언론인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든든한 친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언론인공제회 출범은 사회 문제는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정작 자신의 문제는 외면해온 언론인이 스스로 권익과 복지문제에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창립총회 참석자들이 전 언론계가 합심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언론인공제회 설립위원으로 참여했던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인공제회 출범으로 언론인들이 자신의 업무에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며 “복지여건이 나아지면 언론인들이 건전한 저널리즘 구축과 언론 콘텐츠 생산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후·김희영 기자<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