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파업에 참가했던 아나운서 3명을 또 다시 직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냈다. 파업참가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김재철체제’식 원칙이 MBC에서 여전히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MBC는 11일 오후 강재형 아나운서를 편성국으로, 최율미 아나운서를 경영기획본부 심의국으로, 김상호 아나운서를 글로벌사업본부 경인지사로 발령냈다. 사측은 이들 아나운서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정기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3월 업무와 상관없이 타부서로 발령났던 아나운서·기자·PD들에 대해 원직복귀를 명령했다. 최율미 김상도 아나운서 역시 아나운서 국으로 돌아왔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재형 아나운서는 지난 4월에도 비제작부서로 발령난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12일 “90년대부터 MBC의 대표 얼굴로 시청자들을 만나 온 이들에게 전혀 다른 종류의 직무를 갑자기 부여하는 모욕을 준 것”이라며 “작년 파업에 참가했던 사람은 끝까지 배제하겠다는 고집을 버리지 못한 사측의 명백한 보복 인사”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아나운서국의 든든한 선배 역할을 해 온 이들을 한꺼번에 찍어내면서 사측은 ‘아직도 파업 때의 분을 풀지 않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강변했다”면서 “제작진이 함께 일하고 싶다고 요청해도 ‘이들만은 안 돼’라며 끊임없는 격리의 형벌을 내린 게 도대체 누구였던가”라고 했다. MBC본부는 법적 조치 등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