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18.10.25 11:29:09수정작성자김찬혁
 

네이버 첫 화면 뉴스 빼고 댓글 기능 제외

여론조작 논란 진정‧1020세대 유입 목적

다음은 뉴스 노출…뉴스 소비층 이동 주목

지난 15일 모바일 홈 화면을 개편한 카카오의 포털서비스 다음(왼쪽)과 네이버의 모바일 홈 테스트버전. 뉴스1

국내 포털1위 네이버가 모바일 초기화면에서 뉴스를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뉴스 소비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베타테스트가 진행 중인 네이버의 모바일 개편화면은 초기화면에 검색창인 ‘그린윈도우’와 화면 아래쪽에 웹툰과 웹소설 등 소비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는 '그린닷'만 놓인다.

네이버의 이러한 변화는 일명 '드루킹'으로 불리는 댓글조작 사건이 터지며 정치권과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데서 비롯됐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네이버를 떠나는 1020 세대를 붙잡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쇼핑과 영상콘텐츠를 원하는 1020세대가 네이버를 등지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유튜브 접속 오류가 발생하자, 1020 세대는 유튜브 오류에 관한 뉴스 소비를 늘렸다. 반면 30대 이상은 유튜브 오류에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았다. 뉴스1

반면 네이버의 경쟁자 격인 카카오의 포털서비스 '다음'은 정반대의 전략을 선택했다. 지난 15일 개편된 다음의 모바일 초기화면은 네이버와 달리 기존 뉴스와 실검을 그대로 첫 화면에 배치하고 검색창의 색상을 회색에서 카카오의 시그니처 색상인 노란색으로 바꿨다.

또 다음모바일은 초기화면에 7개의 메인기사를 배치하는 한편 실검도 그대로 노출했다.

이는 네이버가 내려놓은 뉴스와 실검 트래픽을 가져오겠다는 카카오의 의지로 해석된다. 닐슨코리아클릭 10월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의 주간이용자수는 약 2000만 명에 이른다. 반면 다음은 620만 명 정도다. 3배 넘는 차이다. 이를 기반으로 뉴스 점유율을 따져보면 네이버가 80% 안팎, 다음이 20% 안팎으로 추산된다.

국내 뉴스시장을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네이버가 '뉴스'에서 손을 뗀다고 하니 다음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를 만난 셈이다. 게다가 네이버는 '뉴스댓글'에 대한 권한도 언론사로 넘길 계획이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댓글을 제한하거나 허용하지 않는다면 네이버 뉴스 유입률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음은 바로 이 점을 직시하고, 모바일 초기화면에 뉴스와 실검을 더 돋보이게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와 실검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이 상당한데, 이 부분이 다음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크다"면서 "첫 화면뉴스에 길들여진 3040 이용자층이 다음으로 갈아타면서 네이버는 트래픽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과 교수는 "테스트버전이 마무리된 네이버의 홈화면을 봐야겠으나, 포털 본연의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네이버가 상당한 권한을 내려놓은 것은 맞다"면서 "기존 뉴스소비층이 다음으로 이동할지, 여부는 지켜봐야겠으나 언론사를 선택하는 방식에 이용자가 길들여질 수도 있어서 당장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