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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마포구 MBC사옥에서 열린 MBC 사장 후보자 정책설명회에서 최승호·이우호·임흥식(왼쪽부터) 후보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송문화진흥회 제공)

“제가 사장이 된다면 ‘해고자 즉각 복직·제작자율성 강화’ 약속하겠습니다”

“지역MBC 사장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 확보하겠습니다” 

MBC의 신임 사장 후보자 3인의 공통적인 공약이다. 

방송문화진흥회는 1일 서울 마포구 MBC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이우호·최승호·임흥식(발표 순) 후보자의 공개 정책설명회를 개최했다. 

1988년 방문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정책설명회는 그동안 비공개 사장 선임 절차에서 벗어나  방문진 이사는 물론 구성원과 시청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모두 MBC 전·현직 출신인 후보자들은 지난 정부의 ‘방송장악’으로 무너진 MBC를 재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취임 즉시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용마 기자 등 해직자들의 즉각 복직과 전면적인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지역 MBC 정상화 등에도 해법을 내놨다. 특히 지역MBC 사장 선임 과정에서의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고, 방송사 내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외주제작사와의 상생 도모 등의 사안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전 이우호 후보는 “강제 전보된 사원을 전원 원직에 복귀하고, 가칭 ‘MBC 바로세우기 위원회’를 만들어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며 “300여명 시용 경력사원들에 대해 공정방송 의지와 역량, 왜곡보도 가담 정도에 따라 인사원칙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 앵커는 전면교체하고, 열린 오디션을 도입할 것”이라면서 “구성원들의 ‘저항권’을 명시한 노사규약, 내적 상처가 큰 구성원들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 등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1981년 MBC에 입사해 뉴욕특파원과 논설위원실장 등을 거쳤다. 

해직 PD인 최승호 후보는 “제가 출근하는 날이 해고자들이 모두 복직되는 날”이라며 “그동안 일어난 많은 권한남용과 부패사건을 엄정 조사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기계적 균형 뒤에 숨지 않고 진실을 찾아가는 보도가 진정 공정한 보도”라며 “전통적 강점이었던 탐사보도 기능을 살려 성역 없고 과감하지만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장 임기를 마치면 저널리스트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왜 저런 약속을 하나 웃을 수 있지만 그런 약속을 할 정도로 MBC가 망가졌다”며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않겠다. 지금부터 이 부분을 차단해 MBC가 국민께 지은 많은 죄를 갚고 다시 신뢰를 찾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1986년에 PD로 입사해 PD수첩 책임프로듀서 등을 담당했다.

마지막 발표에 나선 임흥식 후보는 “편가르지 않는 방송, 다양한 인식을 존중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며 “본부장 책임제 폐지 및 국장 책임제 부활, 간부에 대한 평사원의 상향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임 후보도 다른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해고자 복직은 누가 사장이 돼도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임 후보는 1984년 입사해 홍콩특파원, 시사매거진2580담당 부장 등을 거쳤다. 

이날 정책설명회를 지켜본 MBC 구성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직원은 “3명의 후보 모두 능력이나 성품 면에서 구성원들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다”며 “공약 등을 살펴봐도 각자 MBC의 재건을 위한 방향성과 헌신하겠다는 뜻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MBC 역사상 처음으로 사장 후보자들이 구성원과 국민 앞에 자신의 철학과 경영 계획, 청사진 등을 밝혔다”며 “그동안 정권의 압력에 의해 밀실에서 이뤄진 사장 선임 절차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방문진은 오는 5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질의를 받아 7일 정기이사회 최종 면접 때 후보자들에게 질의할 예정이다. 이날 결정되는 차기 사장 내정자는 전체 이사 9명 중 과반수인 5명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