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댓글 활동 이력 공개’ 네이버 뉴스 댓글 서비스 개편 이후 평균 41.2% 댓글 수 줄어 



네이버가 뉴스 댓글 서비스를 개편한 이후 기사에 달리는 댓글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정치 뉴스 댓글이 크게 줄었다. 네이버는 지난 3월19일 뉴스 댓글 작성자의 ‘댓글 활동 이력’을 공개하고 지금까지 받은 공감 수, 본인이 삭제한 댓글 비율을 제공하고 연예 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폐지하는 개편에 나선 바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네이버 댓글 개편 이전 1주일(3월1일~7일)과 개편 이후 1주일(3월19일~25일)간 네이버 뉴스 댓글을 분석했다. 댓글 개편 이전 1주일간 네이버 뉴스 기사에 작성된 전체 댓글 수는 590만4064개였다. 11.65%에 해당하는 68만7532개의 댓글은 본인이 삭제했고, 1만8295개(0.31%)는 규정 미준수로 네이버에서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편 이후 1주일간 네이버 뉴스 기사에 작성된 전체 댓글 수는 347만2824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98%인 34만6571개는 본인이 삭제했고, 7562개(0.22%)는 규정 미준수로 네이버에서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최근 발간한 언론재단 미디어 정책리포트 ‘네이버 댓글 개편 이후 이용변화와 향후 댓글정책 제안’ 보고서에서 분석결과를 공개하며 “네이버 뉴스 댓글 개편 이후 41.2%가량 댓글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요일과 월요일의 댓글 감소 비율이 큰 편이었다”며 “뉴스 댓글 이력제를 도입하고 닉네임을 공개하자 댓글 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껴 댓글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여러 평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풀이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정치 뉴스의 댓글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편 전 1주일간 정치섹션 기사 댓글은 242만7087개로 사회섹션(222만3340개), 경제섹션(45만1777개)보다 많았다. 하지만 개편 후 1주일간 정치섹션 기사 댓글은 105만409개로 사회섹션(153만9236개)보다 적었다. 보고서는 “정치섹션은 개편 이후 56.7% 가량 댓글 수가 줄어들었으며, 사회섹션은 30.8%, 경제섹션은 27.9% 줄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네이버 댓글 개편 이전 정치 섹션의 댓글은 전체 댓글의 41.1%로 가장 많았지만 개편 이후 30.2%로 10% 이상 비중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댓글 정책 변화가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져 댓글 작성에 대한 직접적인 변화를 유도한 대목이다.

개편 이후 댓글 작성자 수도 줄었다. 개편 이전 댓글 작성자 수는 188만6720명이었으며, 1인당 평균 댓글 수는 3.13개였다. 개편 이후 댓글 작성자 수는 136만1950명이었고 1인당 평균 댓글 수는 2.55개로 나타났다. 개편 이후 작성자 수도 27.8% 감소한 셈이다. 보고서는 “기사에 대한 좋아요, 화나요 등 반응 수도 전반적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며 “댓글 정책 변경으로 기사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마저 줄어들게 된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전반적 수치 감소를 두고 “댓글 내용의 추적을 우려한 결과로 보이며, 수치만으로는 네이버 댓글 공간이 위축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개편 이후 증가한 수치도 있다. 보고서는 “개편 이전 평균 50.7자이던 댓글의 글자 수가 개편 이후 58.7자로 1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사회섹션은 52.9자에서 65.5자, 정치섹션은 43.9자에서 52자로 늘었다.

보고서는 “여전히 댓글은 소수가 집중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소수 의견이 전체를 대변하는 착각을 극복하기 위해 댓글 작성자가 전체 이용자 가운데 댓글 수 상위 몇 %인지를 알려주는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최상위 댓글 노출 방식을 기존 고정형이 아닌 변동형으로 적용해 상위 10위 이내 댓글 순위에 들기 위한 ‘조작’ 가능성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