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새로운 수익 모델은 모든 신문 종사자에게 고민거리이다. 인쇄 광고 수익은 한해 한해 줄어들고 있지만 이를 벌충할 만한 새로운 디지털 수익 모델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작해 유료로 판매하는 모델에서부터 미국식 계량형 유료화(Metered Paywall)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익 모델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발휘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기자와 신문을 대하는 독자들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지고 있다. 신뢰는 바닥 수준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고, 네이버와의 디지털 유통권 전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뉴스의 유통권력을 독과점화하고 있던 주체(신문)들이 지금은 뉴스의 디지털 유통권력 독과점 주체(포털)들에게 빼앗긴 권력을 내놓으라고 하는 격이다. 하지만 호시절은 갔고, 한번 놓친 권력은 되잡기 쉽지 않은 법이다.

NHN을 위시한 디지털 정보 유통기업들은 한해에만 수백, 수천억원대의 디지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반면 언론사는 1/100 아니 1/1000도 못 미치는 금액을 디지털 부문에 배정할 뿐이다. 비교가 적절하지는 않겠지만, 2012년 기준으로 국내 언론사의 디지털 투자 금액과 매출을 모두 합치더라도 구글의 밥값 지출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08년 구글이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카페테리아에 투자한 금액은 7200만 달러. 지금 환율 기준으로 무려 806억원에 달한다. 구글의 밥값에도 못 미치는 투자로 구글을 이기려는 일부 해외 언론이나 NHN의 복리후생비에도 못 미치는 비용을 투자하며 네이버에게 권력을 내놓으라는 국내 언론이나 미래가 불확실히가는 마찬가지이다.

디지털 시대, 신문은 무엇으로 돈을 벌어야 할까

지금은 스스로를 정비할 타이밍이다. 디지털 시대, 언론사의 재기와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앞서 얘기했듯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전통적인 인쇄 광고 수익에 중독돼 여전히 돈 내놓는 데 인색하다면,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질 것이 분명하다. 페이지뷰 날품팔이에 예산을 투입하는 무지는 서서히 떨쳐버릴 때라는 사실 또한 명확하다. 디지털은 디지털 나름의 구조와 생존 방식을 요구하고 있고, 흐름에 몸을 맡겨볼 것을 요청하고 있다. 디지털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질주하고 있고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지 미국 신문이 살아남기 위해 1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몇 가지 수익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다. 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일부는 디지털 요소가 관여돼있지만 또 일부는 기존의 리소스를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1. 디지털 에이전시와 마케팅 : NAA가 조사한 15개 언론사 가운데 9개 언론사가 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주로 지역 기업들이 그들의 상품을 마케팅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특히 소셜과 모바일 영역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2012년 한해 동안 91%의 매출이 성장했다.

2. E-커머스 및 매매거래 : 이미 많은 분석가들이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지닌 분야는 광고가 아니라 E-커머스 및 매매거래, 또는 소비자들이게 직접 연결시키는 거래 형태라고 믿고 있다. 조사된 15개 언론사 가운데 3개 언론사가 데이터를 제공했으며, 이들은 2012년 2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3. 이벤트 마케팅 : 제법 많은 언론사들이 핵심 보도 영역에서 이벤트를 제작하는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 또한 정보를 다른 형태로 전달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15개 언론사 가운데 7개 사가 매출 데이터를 제공햇다. 하지만 전년 대비 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4. 지국망을 활용한 유통 : 미국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배달망을 활용한 부가적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었다. 7개 사가 이런 형태로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었는데 전년 대비 2%의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5. 상업 인쇄 수익 : 이 또한 3% 하락을 기록했다.

6. 기타 : 많은 수의 언론사들이 부가적인 수익 모델 찾기에 부심하고 있었는데, 로열티나 라이센스, 대여 수익, 스크랩 판매 등이다. 전년 대비 3% 하락했다.



디지털 에이전시 나서는 미국 언론사들

최근 들어 미국 언론사들은 1번 모델인 디지털 에이전시 설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부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적잖은 부가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지역 언론사 가운데 디지털 에이전시 사업에 있어 성공적인 사례로 언급되고 있는 곳은 Santa Rosa Press Democrat의 PDmedia Lab이다.

PDmedia Lab은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인 Santa Rosa Press Democrat이 2011년 6월 설립했다. 주요 사업 영역은 지역 사업자들의 디지털 비즈니스 컨설팅. 대표적으로 웹사이트를 마케팅 친화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SEO에 대한 컨설팅도 제공한다. 시간당 110달러 정도를 받고 사이트의 로고를 디자인해주거나 랜딩 페이지의 콘텐츠를 보호하는 해법도 개발해준다. 이런 방식으로 지역 소규모 사업자들의 인터넷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며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Pew Research Center, 2013.2.11).

이 디지털 에이전시 사업으로 Santa Rosa Press Democrat은 연간 150만 달러의 신규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다. 수익 비중도 큰 편이다. 사내 전체 디지털 수익의 25%를 점유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2013년에만 60%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언론사, 저널리즘 밖에서 수익 모델 찾아라

이처럼, 미국의 언론사들은 저널리즘 영역 이외에서 새로운 디지털 수익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단계를 넘어 직접 실행하고 실패와 맞부딪히고 있다. American Journalism Review의 수석 부회장인 Rem Rieder는 "신문은 저널리즘 영역 밖에서 새로운 수익의 소스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Rem Rieder, 2013.4.10) 언론사가 관성적으로 광고 수익만을 좇아서는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조응해갈 수 없다는 조언이다. 가로수길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WSJ Korea를 그저 '돈이 많아서 그러겠지'라고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네이버의 규제를 논할 것이 아니라 NHN의 사업 영역에 과감하게 뛰어들어갈 수도 있어야 하며 언론사의 브랜드 신뢰를 기반으로 주점을 운영할 수도 있다는 과감한 상상력도 발휘해야 한다.

해외 언론사들의 수익 모델을 기계적으로 도입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몸부림치고 있는지, 교훈을 얻는 것이 우선이다. 뉴스 유료화는 여러 수익 모델 가운데 한 가지일 뿐 그것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디지털 수익 전략은 장기적인 위험을 재생산할 뿐이다. 지금 바로 저널리즘 밖으로 당신의 눈을 돌려보길 바란다. 그곳에 언론사의 미래가 숨어있을지 모른다.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