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 필요성 시사…최근 KBS 부사장도 수신료 인상 염두에 둔 발언 내놔


KBS 수신료 인상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야당은 정권이 장악한 방송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워 수신료 폐지 운동을 전개하는 등 정치권에서 수신료 인상의 현실 가능성을 낮게 본다. KBS 수신료는 단순 재원 조달이 아니라 방송의 공정성과 결부돼 여야 정권 교체 때마다 입장이 뒤바뀌는 등 정쟁거리로 남아 논의 자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KBS 안에서도 수신료 인상 정당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수신료 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상혁 후보자는 수신료 인상 주장에 대한 견해를 묻는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인사청문 답변 자료를 통해 “수신료는 공영방송의 공적역할 수행을 위해 필요한 기본재원이나, 이러한 수신료가 38년간 동결되고 광고수입이 감소하여 재난방송, UHD, 교육방송 등 공영방송의 공적역할 수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재정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다만 수신료 조정에 앞서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공정한 방송과 공적책무를 제대로 수행해왔는지 평가받고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울러 수신료의 용처를 국민이 투명하게 알도록 수신료와 다른 수익의 회계를 분리하는 등 수신료 제도개선도 검토돼야 한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수신료 폐지와 분리징수에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한 후보자는 수신료 폐지 주장에 대한 견해를 묻는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수신료는 공영방송의 공적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기본재원으로, 이는 정부와 자본 등의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영방송을 유지하고 공적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라고 답했고, 분리 징수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에도 “징수방식의 변경에 대해서는 수신료의 준조세적 취지는 물론 분리징수로 인한 공영방송의 재정적 어려움과 국민부담 가중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세가지 질의에 대한 답변 내용을 정리하면 미디어 환경 변화와 광고수입 감소 등 재정 여건을 감안했을 때 ‘수신료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으로 모아진다.



▲ KBS 본관 전경.
▲ KBS 본관 전경.


KBS 고위급 인사의 입에서도 수신료를 인상 주장이 나왔다.

정필모 KBS 부사장은 지난 22일 시청자위원회에서 “미디어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방송 시장에 의존해 재원을 조달하는데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한국사회에서 공영방송이라는 제도는 사회적 합의가 여전히 있는 것이고 그 합의에 걸맞게 지속 가능한 재원을 조달해줘야 한다”며 “시청자 입장에선 부담을 해줘야 하는 측면이 있다. 신뢰회복을 해야 하고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이제는 공영방송의 지속적 공적 재원 확보를 위한 사회적 여론을 환기해야할 시점이 왔다. 조만간 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시청자 부담’, ‘지속 가능한 재원 확보’라는 말로 미뤄보면 수신료 인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