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챗GPT와 악셀 스프링어의 제휴, 한국 언론에 시사점은 < 해외 미디어 동향 < 세계 < 금준경 기자 - 미디어오늘 (mediatoday.co.kr)



AI기업들, 글로벌미디어그룹과 계약 통해 ‘효율적 접근’
AI검색 본격화되면 ‘구글 트래픽 20~40% 감소’ 분석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다국적 미디어그룹 악셀 스프링어와 제휴를 맺었다. 언론과 오픈AI의 본격적인 첫 제휴 사례다. 이번 제휴로 인공지능 기업이 글로벌 미디어그룹과 제휴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 검색이 보편화될 경우 제휴를 맺지 못한 언론사에 트래픽 급락이 우려된다.

오픈AI는 지난 13일(현시지간) “독일 기반 다국적미디어그룹 악셀 스프링어와 제휴를 맺고 인공지능과 저널리즘의 통합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악셀 스프링어는 유럽 최대 미디어출판그룹으로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비롯해 유럽 최대규모의 독일 일간지 일간지 디벨트, 빌트 등을 소유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 인공지능, AI. 사진=gettyimagesbank
▲ 인공지능, AI. 사진=gettyimagesbank


오픈AI의 설명자료를 종합하면 이번 계약을 통해 세 방면의 제휴가 이뤄진다.

첫째, 오픈AI가 악셀 스프링어 소속 언론의 기사를 활용해 기사 요약을 답변으로 제공하고 투명성을 위해 출처, 링크를 제시한다. 

둘째, 오픈AI의 인공지능 개발에 악셀 스프링어 기사를 학습시킨다. 

셋째, 오픈AI는 악셀 스프링어가 보유한 인공지능 기반 벤처 기업을 지원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악셀 스프링어의) 요약 답변 콘텐츠는 챗GPT 검색 결과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며 “악셀스프링어의 뉴스로 트래픽과 구독 수익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인공지능이 글로벌 미디어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디어 그룹과 인공지능 운영사 간 관계의 중대한 변곡점”이라고 했다.

현재 여러 언론이 인공지능 업체와 제휴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 더타임스 등을 소유한 글로벌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의 제휴 가능성이 높다. 뉴스코퍼레이션측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인공지능 기업들과 콘텐츠 사용에 관한 다양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악셀 스프링어와 오픈AI 제휴를 알리는 오픈AI 공지 갈무리
▲ 악셀 스프링어와 오픈AI 제휴를 알리는 오픈AI 공지 갈무리


지난 6월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가 언론사들과 만나 AI 학습을 위한 뉴스콘텐츠 제휴 논의를 하고 있다며 “미국의 미디어그룹인 뉴스코퍼레이션, 뉴욕타임즈(NYT), 독일 악셀 스프링어, 영국 가디언 등의 언론사들은 각각 적어도 한 곳 이상의 기술 기업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즉, 인공지능 기업들은 규모가 큰 글로벌 미디어 그룹과 우선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성규 더코어 에디터는 “악셀 스프링어, 뉴스코퍼레이션 등은 많은 뉴스 브랜드를 갖고 있고, 특히 글로벌 단위로 가진 기업”이라며 “개별 언론 하나 하나와 협상할 필요 없이  대형미디어그룹이면서 고품질의 뉴스를 가진 쪽과 먼저 협상하는 게 갈등 해결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에디터는 “언론이 집단적으로 협회 차원에서 계약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11월 3일 ‘2023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테크 기업 입장에선 모든 언론사를 학습할 필요는 없다. 그중 선별하는 것이 생성형 AI를 만들어갈 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이해관계가 복잡한 협회보단 대형 언론사 위주로 접촉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선 네이버와 콘텐츠제휴를 맺은 언론 중심으로 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다. 당초 언론은 집단적 대응을 했지만 현재는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현재 네이버 큐, 구글 SGE 등 주요 검색엔진이 생성형 인공지능 검색 테스트버전을 선보이면서 언론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들은 인공지능 답변을 중심으로 제시하는 방식이기에 검색 유입에 의존한 블로그, 언론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블로그나 언론사에 접속하지 않고 원하는 시사 정보를 얻고, 맛집을 찾고, 쇼핑을 하고, 여행 계획을 짜게 되면서 웹사이트 접속 비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 구글 생성형 인공지능 검색 화면. 웹사이트 링크를 인공지능 답변이 대체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확대된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구글 생성형 인공지능 검색 화면. 웹사이트 링크를 인공지능 답변이 대체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확대된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 15일(현지 시각) 디애틀랜틱 분석에 따르면 구글의 인공지능 검색이 본격 도입되면 구글을 통해 발생하는 트래픽의 약 20~40%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언론 입장에선 인공지능 기업과 제휴 여부가 생존을 위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이성규 에디터는 “실제 인공지능 검색을 써보면 언론 사이트 접속을 잘 안 하게 된다”며 “당장 포괄적인 콘텐츠 계약을 맺지 않더라도 검색 결과에 언론사 출처 링크를 함께 명시해주는 일종의 검색제휴와 유사한 방식의 제휴 논의라도 하는 편이 좋다. 네이버는 현재 (인공지능을 통한 정보 검색시) 블로그 출처 중심으로 보여주는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s://www.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