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대전MBC 신임 사장이 취임식을 갖고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5일 대전MBC 사장 취임식...첫 자사출신 사장 의미어깨 무거워

신원식 대전MBC 사장이 5일 열린 취임식에서 “54년 만에 첫 자사출신 사장이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며 “지난 1년 동안 길거리와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나눈 이야기와 고민에 대한 해법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이날 대전MBC 1층 로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히며 “회사다운 회사를 만들기 위해 겸허한 마음으로 소명을 다하겠다”면서 “명확한 반성과 인적·제도적 청산으로 정상화의 기틀을 잡겠다. 더불어 조직의 화합을 위해 노동조합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인사혁신 위해 신규인력을 충원하겠다. 또 인력수급 10개년 계획을 실시해 사람중심 MBC 만들 것”이라면서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 되찾고 ‘다시 보고 싶은 대전MBC’를 만들겠다. 이를 위해 방송공정성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고 국장 책임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은 그 조직의 구성원만큼 강하다고 한다. 자사출신 사장은 제작 자율성 강화의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실험정신을 중점으로 한 콘텐츠 제작에 나서겠다. 결국 콘텐츠의 기획·제작이 지상과제인 만큼 자생력확보를 위한 경영 제작 시스템을 개혁하고 새로운 대전MBC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역방송의 핵심 가치는 지역사회다. 우리는 한동안 그 창구를 다 하지 못했다. 지역발전의 플랫폼이자 지역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 네트워크 구축해 우리 정체성 재확립하겠다”면서 “지역사회도 많은 기대 가지고 있는 만큼 신뢰를 되찾겠다. 대전MBC가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이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이번 파업과 제작거부가 동료 및 선후배 사이의 갈등이 아닌 회사 발전에 동력이 되리라 믿는다. 저부터 대화하고 소통하겠다”면서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새로운 대전MBC 만들어 나가자”고 역설했다.

축사에 나선 이한신 전국언론노조 대전MBC지부장은 “지난 250여일간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퇴진을 위해 함께 노력한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다. 그러나 모든 구성원들은 대전MBC의 재건을 한마음 한 뜻으로 바라고 있을 것”이라면서 “대전MBC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도 함께 대전MBC 재건을 바라고 있다. 우리는 그분들의 열망과 대전MBC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전MBC와 신임 사장이 재건을 성공해 향후 자율경영과 미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자사출신 사장이 계속 만들기를 기원한다”면서 “신 사장의 성공과 대전MBC 정상화 위해 함께하겠다. 그러나 견제와 감시 기능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원 대표로 축사에 나선 조명아 대전MBC 기자는 “얼마 전 친구들에게 제가 쓴 기사를 메신저로 보냈다. 입사 후 아마 처음인 것 같은데, 내 이름을 걸고 나가는 기사가 떳떳하다고 느낀 것도 거의 처음인 듯하다”면서 “파업 끝난 후 70여일이 지났다. 정상화까지 부족한 것은 많겠지만 구성원 자존감과 긍지 회복이 작지만 큰 변화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사장에게 일하고 싶은 회사,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드리고 싶다. 투쟁할 회사는 한번이면 충분하다”면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자긍심 가지고 외부 부조리와 싸울 수 있는 회사를 신 사장께서 만들어주셨으면 한다. 저도 제 역할에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5일 오전 대전MBC 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신원식 신임 사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