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간지 잇단 '러브콜'에 내부 검토

 

최근 대전지역 신문들이 중앙일간지로부터 종합편성채널 지분 참여에 대한 제안을 받고 고민중이다.

 

18일 지역 신문사에 따르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종편 진출을 추진중인 일부 중앙일간지로부터 컨소시엄 참여를 요청 받았다.

 

특히 이들 중앙일간지들은 지역 신문사뿐만 아니라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이나 대학들에게도 사업 설명회를 갖는 등 제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컨소시엄에 참여하더라도 재정이 열악한 지역 신문사 입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의 지분 참여가 어렵다는 데 고민이 있다.

 

대전일보의 경우 조선, 중앙, 동아, 매경 등 종편이나 보도전문채널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메이저 신문사로부터 컨소시엄 참여를 요청받은 상태.

 

대전일보는 독자적인 지분 참여보다는 과거 춘추사들의 모임인 한국지방신문협회 차원의 공동 참여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신협 회원사는 대전일보를 비롯해 강원일보, 경남신문, 경인일보, 광주일보, 매일신문, 부산일보, 전북일보, 제주일보 등 9개사.

 

한신협은 17일 대구에서 정기총회를 갖고 종편 참여 문제를 개별 신문사가 아닌 협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공동참여 합의에 따라 중앙신문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소속사 마다 재정 여건 등에 따른 입장 차이를 좁히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다.

 

신수용 대전일보 사장은 "방송법의 위헌 여부 결정과 후속 정부 정책 등 진행상황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데 회원사들이 뜻을 같이 했다”며 “메이저신문사와의 컨소시엄 구성뿐만 아니라 9개사가 독자적으로 방송에 진출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도일보와 충청투데이도 일부 중앙신문사의 제안을 받았으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종편에 드는 비용이 수천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극히 낮은 지분 참여가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종편 진출을 선언한 메이저신문들이 지역 신문사에 '러브콜'를 보내는 이유는 종편 사업계획 심사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 또한 막대한 비용 부담을 일부나마 덜 수 있어 적극적인 참여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중앙신문사의 종편 참여 요청이 지역 신문사 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대학 등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부작용도 뒤따르고 있다.

 

모중앙신문사는 지역의 K건설회사에 종편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입장에서 불투명한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판단이지만 언론사의 제안이다 보니 쉽게 거절하지도 못하고 있는 입장이다.

 

또 A신문사와 비공개 투자 MOU를 체결한 한 대학교는 이 사실을 알게 된 경쟁 신문사 관계자의 강압에 못이겨 결국 MOU가 무효가 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종편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승선 교수(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는 "종편 자체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도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여력이 충분치 않은 지역신문들이 과연 종편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라며 "지역 언론의 생존을 위해서는 질 높은 컨텐츠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