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뉴스24  지상현 기자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8일 언론 앞에 나섰다. 지난 1월 16일 혈액암(다발성 골수종) 판정을 받아 와병 생활을 시작한 이후 10개월만에 공식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직은 완치되지 않았지만 수술과 20번에 걸친 항암 주사를 맞아 현재 완치 단계에 있다.

이완구 전 충남지사, 8일 언문연 주최 토크쇼에 참석

하지만 이 전 지사 스스로 회복 중이라고 말할 정도로 아직은 성치 않은 상태. 그런 이 전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대전언론문화연구원이 마련한 '뉴스 장터' 첫 번째 손님으로 초청돼 지역에서 활동 중인 기자들 10여명과 1시간 여동안 토크쇼를 가졌다.

이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지사직은 사퇴할 당시의 심정과 투병 생활의 어려움, 그리고 향후 대선 전망 등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특히 이 전 지사는 선배로서 현역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와 조언을 내놔 관심을 모았다.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에 흡수 통합되면서 자연스레 같은 정당 소속이 된 염홍철 대전시장에 대해 이 전 지사는 "선거법상 단체장은 선거 운동을 못한다. 관여할 수 없다"면서 운을 뗀 뒤 "염 시장이 무슨 설계를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 저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사람을 보내 왔길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나가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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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8일 오후 2시부터 대전 언문연 사무실에서 진행된 토크쇼에 참석해 총선 불출마와 대선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 전 지사는 세종시 수정안을 위해 총리에 임명됐던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정 전 총리는 치사한 삶을 산다. 세종시 해결하겠다고 총리가 됐는데 충청의 대표인 충남지사와 만난 적이 없다"면서 "그 사람이 세종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정 전 총리는)복잡한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이다. 계산이 복합하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지사는 또 최근 선진당을 탈당한 뒤 민주통합당 복당을 추진 중인 권선택 전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속내를 드러냈다. 이 전 지사는 "능력은 탁월하다"면서도 "정치라는 게 가치와 철학, 이념, 색깔을 잃었을 때 정치인이 아니다. 정치인이 가치가 흔들리면 정치인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운찬은 치사한 사람..권선택 새누리당으로 오라” 러브콜

그는 그러면서 "당을 옮겨도 비슷한 곳으로 옮기면 모르지만 동 떨어진 곳으로 가면 뭐라고 하겠는가"라며 "류근찬 전 의원도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는데 주민들 앞에서 쑥스럽고 어색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권 전 의원이 잘되려면 새누리당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 전 지사는 또 자신의 후임인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 칭찬과 조언을 함께 했다. 그는 "사람이 침착하고 차분하다. 큰 흠 없이 도정을 끌고 간다"면서도 "이제는 도민들에게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을 때가 됐다. 도민들에게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도지사는 정파에 얽매여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 전 지사는 박병석 국회 부의장을 향해서도 "정치인은 지역에서 만들어 주고 키워줘야 한다"며 "박 부의장을 5선 6선 만들어 국회의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 전 지사는 18대 대선과 관련해 "충청민들은 적어도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신세를 졌다. 이제 신세를 갚아야 한다"라며 "고마움을 쉽게 잊는 사람들은 미래가 없다. 그동안 충청 표심은 후보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는데 이번 만큼은 박 후보에게 쏠림으로 충청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고 표심을 유도했다.

이 전 지사는 반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간 단일화에 대해서는 "정치 공학적으로 볼때 1 더하기 1은 2가 아니다. 1.5가 될 수 있고 3이 될 수도 있다"라며 "단일화에 대한 이탈층이 있을 것이고 이탈 유동층은 30% 정도될 것이다. 이 중 20%가 박 대표에게 갈 것"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