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한남대 총장 17일 목원대 특강서 ‘신문읽기’ 및 스크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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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목원대학교 신학관에서 특강에 나선 김형태 한남대 총장.

김형태 한남대 총장이 17일 오후 2시 목원대 신학관 강의실에서 신문읽기에 대한 특강을 가졌다. 강의 제목은 신문읽기와 취업. 양 대학 총장이 교차 특강키로 한 계획에 따른 첫 강의로 김원배 목원대 총장의 한남대 특강은 18일 예정돼 있다.

양 대학 총장의 특강 내용을 지상 전제한다.

<다음은 특강 전문>

목원대와 한남대는 기독교 정신에 따라 설림된 비슷한 역사를 지닌 대학이다.

교훈도 목원대는 ‘진리 사랑 봉사’, 한남대는 ‘진리 자유 봉사’로 거의 같다. 교육 지향점이 유사하다는 뜻이다. 형제와 같은 대학인 목원대에서 강의를 하게 돼 참 기쁘다.

신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먼저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헙을 통한 교육을 생각해보자. 모든 사람이 뜨거운 난로에 손을 데는 직접 경험을 하고 나서야 난로에 손을 대면 안 된다는 사실을 파악한다면 손실이 너무 크다. 이런 식으로 배우다가는 농담이지만 사람 죽게 생겼다.(웃음) 하지만 그보다도 직접 경험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은 한계가 있다.

때문에 간접 경험을 통한 배움이 필요한 것이다. 미국 안 가봤지만 다녀온 사람의 기행문을 통해 배우듯이 말이다. 또 먼저 깨닫는 사람과 옛날 분들, 다른 나라 사람들의 글을 읽어서 배우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는 교육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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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총장은 신문읽기와 대학노트를 활용한 스크랩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한남대는 100권 교양총서를 만들어서 한달에 2권씩 읽게 해 대학 4년동안 48개월이면, 96권이 되고 조금 더 힘을 내 읽으면 100권을 다 읽고 졸업하게 된다.

특히 일부 학과에서는 이를 졸업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삼아서 100권의 독후감을 제출해야만 졸업하게 하는데, 놀라운 것은 이런 학과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실제로 더 높게 나타난다.

그런 맥락에서 신문을 읽자는 운동은 정말 필요하다. 요즘 학생들이 예전에 비해 쓰고 읽기를 덜해서 아쉽다. 편지도 안 쓰고, 일기도 안 쓰고, 휴대전화 문자와 같은 토막글만 많이 쓴다. 팩트만을 전달하는 최소한의 의사소통은 되지만 본인의 깊은 생각이나 느낌 등을 종합적으로 전달하는 복합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안 된다.

하지만 신문을 읽으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매우 높아진다. 지방지도 읽고, 중앙지도, 전문지도 읽으면 좋겠다. 나의 생활을 조금 이야기 해보겠다.

나는 새벽 4시 조금 넘어 기상해서 신문을 읽는다. 거꾸로 뒤에서부터 앞으로 읽는데, 사설과 칼럼을 정독하고 큰 관심이 없는 스포츠는 건성으로 보지만 나머지 대부분 기사는 정독을 하는 편이다. 두꺼운 노트를 펴서 메모를 하면서 1시간 30분 가량 읽는다.

낮에는 아내가 보도록 신문을 놔두고, 저녁에 퇴근하면 가위를 들고 필요한 기사를 오려서 두터운 노트에 붙이고 내 생각과 코멘트를 적어 놓는다. 아주 오래 전부터 신문 스크랩을 하다 보니 내가 신문을 들면 손자가 가위를 들고 “할부지, 신문 오려요”하면서 달려들 정도가 됐다.

서재에는 내 키 높이 만큼 쌓아놓은 신문 더미가 2, 3개가 된다. 이처럼 신문 읽기와 스크랩, 내 생각 적어놓기 등을 실천하다보면 어느 자리에서건 화제가 궁하지 않게 된다. 신문은 다양한 지식을 흡수하고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는 하나의 채널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신문을 활용하는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겠다. 한남대 학생들에게 늘 당부하는 것이다. 먼저 문방구에 가서 300쪽이던, 500쪽이던 가장 두터운 대학노트를 한 권 사라. 엉덩이 밑에 깔면 방석이 되고, 머리 밑에 대면 베개가 될 정도로 두툼하면 좋다.

이 노트에 매일 하나씩 신문 기사나 칼럼, 사설 등을 오려서 붙여라. 기사를 읽는 방법은 세 번을 읽는 삼독을 권한다. 한번은 그냥 죽 읽어보고, 두 번째는 모르는 부분이나 새로운 용어를 사전 등을 통해 파악하면서 정독을 해라. 그리고 세 번째는 필자의 의도와 주장에 대해 나의 반응, 즉 찬성인지 반대인지, 아니면 나만의 새로운 대안이나 아이디어를 떠올려 정리하면 더 좋다. 그래서 기사나 칼럼을 노트에 오려 붙이고 그곳에 자신의 코멘트를 남기면 된다.

이런 스크랩을 하루에 1건씩 대학생활 4년 동안 1,200건 이상 하면 대학노트 3, 4권의 스크랩북이 만들어진다. 이런 신문읽기와 스크랩을 실천한 학생과 하지 않은 학생은 나중에 큰 격차를 보일 수밖에 없다. 아마도 나중에 사회에서 똑같은 자리에 앉지 못할 것이다.

신문기사와 칼럼을 정독하면 자신만의 논리가 개발되고, 체계적인 사고력이 생기고 말도 조리있게 할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칼럼 하나는 각 분야의 대가들의 수많은 독서와 경험이 용해되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 말을 하다보면 의미 없는 ‘노이즈’(소음)을 내는 사람이 있는데, 읽기와 쓰기가 부족해서 그렇다. 여러분은 신문 읽기를 통해 의미 있는 보이스를 내는 학생들이 되기 바란다.

취업에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2년 전 중국 남경대를 방문해 한남대의 교환학생들을 만났는데 한 남학생이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3등을 차지했다고 해서 칭찬해주면서 한 가지를 주문했다. 중국어로 칼럼을 하나 써서 현지 지역신문이나 그 대학신문에 투고하라는 것이다. 기사가 게재되면 그 신문을 가지고 와서 나중에 취업 서류에 첨부해서 제출하면 자신만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인사 담당자라면 외국의 신문에 해당 외국어로 글을 쓴 그 학생을 채용할 것 같다. 만약에 지역신문에서 안 써주면 나에게 보내라고 했다. 내가 대전의 지역신문에 실어주겠다고 했다.

많이 읽는 다독, 많이 쓰는 다작, 많이 생각하는 다상량을 강조하고 싶다. 옛말에 생각이 잘 떠오르는 세 곳(삼상사)이 있는데 바로 침상(침대)과 측상(화장실), 마상(말 위)이다. 침대와 화장실, 그리고 요즘은 말 대신 자동차 안에 늘 메모지를 두고 생각나는 것을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자. 수첩과 필기구를 늘 휴대하면 더 좋다. 나중에 기억하려면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있다. 남아수독오거서. 무릇 지도자라면 다섯 수레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우충동. 소가 싣고 가면 땀을 흘리고, 바닥부터 쌓으면 대들보에 닿을 만큼의 책을 읽으라는 뜻이다. 독서백편의자현. 책을 100번 읽으면 스스로 깨달아진다는 말이다.

위편삼절. 공자는 주역을 묶은 가죽 끈이 끊어져 세 번이나 다시 묶을 정도로 책을 많이 읽었다는 고사성어이다.

끝으로, 목원대와 한남대가 신문읽기 운동을 앞장서서 시작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다른 대학들도 모두 동참할 것으로 믿는다. 앞서 말한대로 두꺼운 노트를 사서 신문을 읽고 스크랩하고 자신의 생각을 적는 일을 당장 실천에 옮기기 바란다. 대학 4년간 이렇게 했는데 취업이 안된다면 나와 목원대 총장님께 찾아오라. 그런 학생이라면 우리 두 총장이 책임을 지고 취직을 시켜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