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부터 모든 신문 사절“ 벽보 눈길                                        - 굿모닝충청 최재근 기자 -

 

신문사절. 2013.9.1부터 모든 신문을 사절합니다.’

 

충남 공주시의회 이창선 부의장이 자신의 이름으로 써붙인 글이다. 19일 공주시의회사무국 출입문 옆 벽면에 붙였다. 이 때문에 이미 공주시의회 안팎에선 작은 파문이 일고 있다.

 

왜 그랬을까? 일단 표면상의 이유는 예산절감이다. 이 부의장은 20일 “하루에도 수 십 부씩 신문이 들어오지만 다들 보지도 않고 버리기 일쑤”라며 “신문구독료도 시민의 혈세에서 나가는 만큼 신문구독을 사절하면 그만큼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을 보지 않더라도 인터넷으로 다 볼 수 있으니 문제는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공주시의회에 들어오는 신문은 모두 18종으로 1년 간 구독료가 259만2000원에 이른다. 이 부의장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이 돈이라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는 달랐다. 신문들이 신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다. 공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아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지도 못하는 데 굳이 신문을 볼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결국 신문에 대한 극심한 불신이 신문사절로 이어진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부의장은 “엊그제 공주 모 양계농장에서 1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는 화재는 물론이고, 한 두 달 전에 공주한옥마을에서 난 불도 인터넷신문 한 두 곳 빼고는 보도가 전혀 되지 않았다”라며 “시민이 알아야 될 일들을 알려주지 않고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려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시에서 내는 보도자료만 쓰는 것은 누가 못하느냐”며 “시민들이 알아야 할 기사는 안 쓰면서 광고는 광고대로 달라고 하고, 안주면 비난하는 기사로 압박을 가한다”라고 신문사들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의장 등과 협의를 해서 결정한 일이냐는 질문에는 “다른 사람들은 눈치를 보니까 내가 혼자 나서게 된 것”이라며 “모든 비판을 나 혼자 받겠다는 심정으로 써붙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의회사무국은 곤혹스런 표정이다. 자신들과는 관계없이 부의장 혼자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말을 극도로 아꼈다.

 

이장복 시의회사무국장은 “나는 모르는 일이다. 의정담당계장에게 물어보라”고 피했고, 최위호 시의회의정담당은 “부의장님이 혼자 결정한 사항이다. 신문사절은 추후 사무국장과 의장이 협의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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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선 공주시의회 부의장.

 

한편 이 부의장은 수년전에도 기자실을 폐쇄하는데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주시에는 기자실이 없으며, 기존 기자실은 여직원 휴게실로 변경된 상태이다.

 

이와 관련 이 부의장은 “기자실에 있는 기자들이 술 마시고, 담배 피고 여직원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는가 하면 국장들이나 불러 장기둬라, 바둑둬라 강요하는 등 폐해가 많아 차라리 폐쇄하고 여직원 휴게실을 만들자고 해서 그렇게 한 것”아리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