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뉴스를 비판한다] 염대형(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참여국장)

  염대형
  염대형 대전참여연대 시민참여국장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말이 있다. 상품의 품질보다는 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각종 이슈를 장악하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디트뉴스의 최초 느낌은 노이즈 마케팅 바로 그것이었다.

2001년 8월 창간된 디트뉴스는 시작부터 두각을 나타낸다. 인터넷 매체라는 특성을 십분 발휘해 신속한 보도를 무기 삼았고, 기존 보도자료식 보도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정치계와 지방자치단체의 은밀한 부분을 어느 언론보다도 세세하게 보도하면서 차별성을 얻는 데 성공한다.

무엇보다 기사에 딸린 독자들의 댓글 논쟁은 디트뉴스를 알리고, 대전 지역에 영향력을 미치는데 일등 공신이 된다. 개중에는 감정적인 의견들이 있었지만 논쟁은 재미있었고, 때로는 논리적이었다. 특히 민감한 정치 기사나 대전시의 특정 사업에 관한 댓글 논쟁은 의견개진의 장으로 확산되었고, 시민들의 의견을 담은 바로미터로 작용하기도 했다. 여기에 소위 대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필자로 참여하며 지역사회에서 무시 못 할 영향력을 얻는다.

당연히 자치단체장을 비롯한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은 디트뉴스 기사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디트뉴스의 인터뷰와 이슈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을 홍보하고, 정당성을 알리는 수단으로 삼기에 이른다.

디트뉴스가 저널리즘이냐고 묻는다면 갸우뚱

그러나 디트뉴스가 저널리즘에 기초한 보도를 하냐고 묻는다면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멀리 갈 것 없다. 지난 3월 27일 보도된 <염홍철-박성효 시의원 쟁탈전 ‘월박’ 나오나?>를 보자.

이 기사는 전직 시장과 현직 시장이 선진당 출신의 새누리당 시의원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기사의 결론은 “염홍철 시장과 박성효 의원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된다면 시의원들도 '선택의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끝을 맺는다. 과연 염홍철 시장과 박성효 의원의 줄다리기가 팩트일까.

백번 양보하여 객관적인 사실이라 하더라도, 전직 시장과 현직 시장을 대립시켜 기사의 소재로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건 대전 시민의 입장에서 매우 불편하다. 저널리즘의 모습보다는 디트뉴스의 이미지를 노출시키려는 전략으로 비쳐진다. 더욱이 지방 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정치 기사와 유력 출마 후보들에 대한 기사는 더욱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2012년 10월 23일 보도된 <시민단체 박성효 편들기 ‘백지화 환영'> 또한 오해의 소지가 존재한다. 기사는 “시민단체가 최근 박성효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대전시당이 제기한 롯데 테마파크 백지화 주장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한다. 내용 그대로 박성효 의원의 주장에 대한 환영일 뿐이다. 그러나 기사 제목은 시민단체가 박성효 의원을 지지하는 것처럼 뽑아냈다. 보도된 시민단체에 나도 속해 있는데, 박성효 의원을 편들었다고 하니 매우 유감스럽다.

디트뉴스는 즉흥적이고 정치적 편향성을 보였다

디트뉴스는 지난 12년 동안 수많은 특종과 민감한 사안을 보도하며 우리 지역에서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주목받은 만큼 부정적인 평가 또한 많았고, 그들이 생산한 논란은 노이즈 마케팅 전략으로 비쳐졌다.

인터넷 매체의 강점인 신속한 보도는 디트뉴스를 성장시켰지만, 저널리즘에 기초한 심층기획보도는 눈에 띠지 않았고 이슈 생산에만 골몰돼 단편적이고 즉흥적이었다. 때문에 디트뉴스의 보도는 정치적 편향성을 보였고, 때로는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지점을 만들어 냈다.

지역 언론의 현실이 매우 괴롭다. 보도와 기사에 집중해야 될 기자들이 광고 영업까지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자연히 기사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독자들은 점점 떨어져 나가고 있다. 이 와중에도 디트뉴스는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어느 언론매체보다도 커다한 힘을 획득했다.

독자를 위해 공정하고 개관적인 보도 해달라

디트뉴스에게 당부한다. 디트뉴스 힘의 원천은 독자다. 부디 독자를 위해 저널리즘에 걸맞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통해 그 힘을 되돌려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