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말로만 열린행정 ,    퇴보하는 기자협회

 

"그런 조그만 이익도 내려 놓지 못하면서 무슨 기자라고 그럽니까? 그러면서 시정은 왜 비판합니까?"

대전시정의 홍보와 건전한 비판을 통해 대전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공되는 대전시청 기자실.

대전시청 기자실이 특정 언론사만으로 구성된 기자협회의 사적이익을 위한 장소로 전락, 기자실을 제공하는 대전시와 기자협회를 향한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오는 27일 호주로 5박 6일간 출장을 간다. 그 출장길은 최근 인터넷방송 소속 피디와 기자를 해고해 물의를 빚고 있는 중도일보와 충청투데이 기자 두 명의 동행 취재가 예정돼 있다.

기자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지난 11일 대전시청 출입기자단이라는 단체의 간사역을 맡고 있는 A 부장에게 이의 시정을 요구했으나 '소속 기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거절당했다.

이미 대전시에서는 지난 2010년 염홍철 시장의 일본 삿포로 방문당시 취재비를 해당사가 부담하며 동행 취재를 해 현지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충남도에서도 2011년 10월 안희정 지사의 아시아 3개국 순방당시 취재진을 공개 모집해 기자협회 소속사가 아닌 뉴시스의 유효상 부장이 동행 취재에 나섰으며 지금도 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런데도 대전시 기자협회단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새로운 언론 환경에 적응하기는커녕 스스로 퇴보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협회의 독단적 기자실 운영은 이미 수차례 타 언론과 관련 시민단체에 의해서 지적당한바 있다.

대전충남민언련은 지난 해 10월 염홍철 시장의 몽골 방문을 앞두고 "기자단 운영이 특정 언론사들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자치단체의 공적 취재와 관련해 특정 언론사들이 정보를 독점하고 이를 배타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언론사 스스로 언론의 취재보도를 제한하려 한 행위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기자협회 소속사들의 '상식'을 문제 삼았다.

사단법인 대전언론문화연구원(이사장 정재학)에서 지난해 11월 개최한 토론회에서 우희창 민언연 운영위원장은 "기자실이 출입기자들의 정보 독점과 광고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카르텔화 하고 있다"며 "기자실, 출입처 제도는 폐지돼야 마땅하고, 새로운 형태의 출입처 시스템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자협회 소속사들은 '매월 걷는 회비'를 운운하지만 협회에 소속되지 않는 언론사 소속 기자들은 '그 돈을 누가 못 내냐,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마저도 일부 회사는 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실을 제공하는 주체인 대전시의 애매모호한 태도도 문제다.

대전시 김기원 공보관은 일부 시청 출입기자들의 동행취재 요구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도 하고 검토해 봤는데 이해해달라, 회원사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고 회원사 의견을 들어서 하겠다“며 ”회원사가 (회원사 이외의 동행취재를) 반대하는데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메이저'라 일컫어지는 기자협회 소속사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손님 중에 힘센 사람 몇 명이서 자신의 집을 차지하고 앉아 주인행세를 하는데도 정작 집주인은 그 위세에 눌려 제대로 말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기사에 들어가며 적었던 '조그만 이익도 내려 놓지 못하면서 무슨 기자라고'라고 비아냥대던 공무원은 "기자답지 못하기는커녕 측은함마저 든다"고 일갈했다.

이게 대전시청 기자실의 현 주소다.

-대전뉴스(http://www.daejeonnews.kr)  김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