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문 대전일보 노조위원장은 "(사측이)대전일보를 사랑하고 사측과 함께 나가보겠다고 한 우리들을 무시하고 조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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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길문 대전일보 노조위원장은 사측을 향해 "노조 탄압을 중단하고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응하라"고 말했다.

장길문 대전일보 노조위원장 “회사가 노조를 짓밟고 있다”

장 위원장은 30일 기자와 만나 "보다 나은 회사를 만들겠다며 이제 갓 우물에서 밖으로 나온 우리들을 그야말로 짓밟은 참혹한 처사"라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장 위원장에 따르면 노조와 사측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임금 및 단체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협상이 원활하지 않았고 결국 노조는 전국언론노조에 가입한 뒤 임단협 교섭권을 언론노조로 넘겼다.

이 즈음 사측은 장 위원장이 찍은 사진 기사에 대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고 경위서를 제출하지 않자 대기발령 조치했다는 게 장 위원장의 설명이다.

사측이 문제 삼고 있는 사진 기사는 지난 2010년 8월 31일자 기사였다. 당시 제보를 받고 소쩍새를 찍으러 갔다가 현지 사정상 장 위원장이 사진을 찍을 수 없어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진을 받았다고 한다.

장 위원장은 회사에도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사진을 신문에 게재했다. 4년이 지난 최근까지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다가 임단협 교섭권을 언론노조로 넘긴 뒤에야 당시 사진 기사를 문제삼아 대기 발령했다고 장 위원장은 말했다.

장 위원장은 "6차례 교섭하는 과정에서 노조는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조합원들의 욕구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분담코자 한 발 물러나 받아 들였다"면서 "그러나 사측은 툭하면 말바꾸기를 하고 매번 강압적인 태도로 노조를 대해왔다"고 푸념했다.

장 위원장은 이어 "지난 11일 사측은 5년 신문에 게재된 사진을 언급하면서 경위서 제출을 종용했다"며 "이날 기획부장은 사측 관계자로서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경위서 제출 요구는 노조지부장인 것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언급하며 경위서 제출이 노조 탄압 의도를 가졌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저를 타깃으로 삼아 조합원들을 흔들기하고 있다”

그는 "이는 명백한 노조탄압이다. 대전일보 노조와 조직원들을 와해시키려는 의도이며 기획부장 입에서 그 실체를 드러냈다"며 "기획부장의 발언과 사측의 정확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나 사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하고 기획부장의 개인적인 발언이라는 어깃장으로 우리를 조롱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 위원장은 특히 "회사를 위해 일해 온 조합원들을 흔들기 위해 노조위원장인 저를 타깃으로 삼아 치졸한 뒷조사를 하고 대기발령을 내린 사측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과 통탄함, 비통함마저 든다"며 "사측이 회사 직원 한명 한명을 불러 회유와 협박을 번갈아가며 하고 있는 것은 한 개인을 치욕스럽게 하고 서로간 이간질 시켜 노조와 조직을 와해시키려는 저급한 의도"라고 비난했다.

장 위원장은 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기획조정실의 경영 인사 방식을 규탄한다. 분노한다"며 "지금까지 법적 근무시간 초과는 물론 휴일도 반납한 채 묵묵히 일해왔는데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기획실이 경영실적 부진을 편집국에 떠넘기는 것에 침묵하지 않겠다. 기획실이 회사를 살리고 있다는 농락에 방관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장 위원장은 그러면서 "기자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접을 받으며 다닐 수 있는 회사를 우리 스스로 만들 것"이라며 "기자로서 회사 직원으로서 자존심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사측의 행태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기획조정실은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위원장은 조만간 열리는 사측과의 임단협 협상을 지켜본 뒤 추후 대응 계획을 논의한다는 계획이어서 임단협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