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기자협회, 신규회원사 가입 ’ 부결금강일보 이유조차 못들어

반대표 던진 회원사 담합 의혹논란 커져

기자협회의 폐쇄성이 또 한 번 여실히 드러났다.

대전충남기자협회(회장 이인범, 이하 기자협회)는 지난 25일 정기총회를 열고 신규회원사 신청을 했던 금강일보에 대해 가입 여부 투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반대표를 던진 회원사들로 인해 가입이 부결됐다.

신규 회원사 가입을 위해선 총 9표(회원사 8표, 회장 1표) 가운데 2/3 이상 득표해야 하는데 금강일보는 최소한의 득표수인 6표를 얻지 못해 가입이 좌절된 것이다. 즉 4개 회원사 이상이 반대표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기자협회는 부결된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범 기자협회장은 “기자협회는 신규회원사에 대해 항상 열려있다”며 “이번 금강일보 가입이 불허된 것에 대해 회장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내세웠다.

이에 대해 금강일보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금강일보 관계자는 “창간 이듬해부터 해마다 기자협회 가입 신청을 했다. 회사의 입장을 충분히 담은 신청서와 근거자료까지 제출했다”며 “기자협회에서는 올해에 처음으로 총회에 참석, 우리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해줬다. 하지만 일부 기자가 아무런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비난에만 열을 올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자협회는 올해도 부결된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이렇게 엄격하고 배타적인 기자협회에 회의를 느낀다”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가입 기준이 이토록 엄격하다면 기존 회원사에 대한 잣대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형평성에 맞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반대표를 던진 회원사들의 담합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투표에 참여했다는 한 회원사 기자는 “이번에 가입을 신청했던 금강일보에 대해 협회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특별한 결격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해마다 되풀이된 것처럼 일부 회원사들의 담합이 이루어졌다고 밖에 판단할 수 없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그 어떤 언론사도 가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기자는 기자협회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는 “협회 차원에서 투명하게 부결 결과와 이유를 금강일보에게 설명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협회가 여러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아마도 금강일보 입장에선 납득하기 힘들 것이다. 반대하는 회원사들이 해마다 금강일보를 희생양 삼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은 “기자협회의 정상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동의와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기자협회는 물론 지역 언론의 위상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며 “기존 특정 회원사의 실익만을 챙기기 위해 명백한 결격 사유가 없음에도 신규 회원사 가입을 반대한다면 그 회원사야 말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언론이 권력화 된 폐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권력화 된 언론이 사회에 얼마나 큰 흉기가 될 수 있는지 봐왔다. 기자협회가 신규 회원사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들만이 갖고 있던 권력의 파이를 나눠야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자신들이 누렸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아주 협소하고 근시안적인 행태이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태는 지역 언론의 경영 환경이 나빠지면서 더욱 심해졌다. 구조적으로 지자체 광고에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기자들을 광고시장으로 내몰아 성과급 식의 연봉으로 연동시키고 있다”며 “이런 악습이 반복되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고 기성 언론에 대한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충남기자협회는 신문 3사(대전일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와 방송3사(TJB대전방송, KBS대전, 대전MBC), 대전CBS, 연합뉴스대전 등 8개사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