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없는 ‘권한’만 난무… 일부 도넘은 관행 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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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중심복합도시 내 세종시 신청사 전경. 자료사진




세종시 출입기자단(간사 TJB 김세범 기자)이 지난 달 초 출범과 함께 왜곡된 언론문화 개선에 나선 이래, 언론사 정화 후속조치에 잰걸음을 내딛는다.


시 출범 3년차에 들어서도 ‘기자직’을 활용, 지역사회 곳곳을 돌며 폭언·갈취·공갈·협박 등을 지속 중인 언론이 적잖아, 언론 전반의 물을 흐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최근 들어서도 충청권 모 언론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500만원 벌금형을 확정 받은데 이어, 타 지역 언론이 일반 개인 사업소를 돌며 기사 무마를 조건으로 돈을 받는 등 도 넘은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년간 뚜렷한 기준과 원칙 없는 기자실 운영과 함께 언론사 난립을 방기한 데 따른 결과다.


인구 18만 명 도시에 출입기자는 200여개사에 걸쳐 300여명으로, 전국 지자체 중 최고 규모다.


이합집산 세력을 규합, 원칙과 기준도 없는 7~8개 협회를 만들기도 했다.


광고를 위한 악의적 기사로 수사를 받거나 형을 집행 받고도, 집행 유예기간 중 버젓이 기자활동을 재개하는 모습도 적잖이 포착됐다.


세종시 출입 기자단은 최근 ‘하나의 통합 기자단’을 원하는 공직사회와 시민사회 열망을 반영,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와 차별화된 기준안을 설정·제시했다.


소위 ‘기득권’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기자협회 소속 회원사로 통하는 옛 기준을 과감히 탈피했다.


지역발전의 진정성을 담은 순수 기획기사를 꾸준히 작성하고 해당 언론 현주소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범죄·수사 이력 등의 문제가 없는 언론 및 기자들과 왜곡된 언론문화 개선의 길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기자단은 지난 18일 시청 목요 정례 브리핑을 통해 출입기자단 가입 및 기자실 출입 요건을 공개했다.


가입은 ▲대전·충남·북·세종에 본사를 두거나 지역본부 운영 ▲지자체 언론 등록 후 최소 2년 경과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문화체육관광부)상 결격사유 부재 ▲순수 기획기사(기관 보도·홍보자료 및 광고·악의성 보도 제외) 주간 2건 이상 게재 등을 필수요건으로 한다.


이어 ▲국무조정실 기자실 허용 7개 협회(한국기자, 방송, 온라인신문, 인터넷신문, 인터넷기자, 인터넷신문방송기자, 인터넷미디어협회) 및 한국지역인터넷신문협의회 가입 ▲(사)한국ABC협회 유가부수 4000부 이상(신문) 및 홈페이지 접속률 공개(인터넷 신문 및 방송) ▲랭키닷컴 지역뉴스 순위 50위 이내 등 선택요건 중 2가지 이상 해당 시 허용한다.


기존 규정인 한국기자협회 소속이 아니더라도, 신분의 문제가 없고 해당 언론사 현주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발전 기사를 꾸준히 작성하는 언론사에겐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뜻이다.


이 같은 구체화된 규정과 시스템을 갖춘 기자단 운영은 전국 최초다.

기자실 출입 요건은 국무조정실 기준에 맞춰 더욱 완화했다.


필수요건은 ▲상호 교환 확인 방식의 범죄·수사 경력 확인서 제출 ▲(사)한국ABC협회 가입, 유가 부수 공개 신문사 및 인터넷 접속률 공개 인터넷 신문·방송사 등 2가지다.


여기에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사 등재 가능 ▲랭키닷컴에 해당 언론 현주소(순위) 공개 ▲주간 순수 기획기사(기자단 가입요건과 동일) 2건 이상 꾸준히 보도 등 선택요건 3가지 중 2가지 이상 만족 시, 기자실 빈자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무조정실 역시 부족한 공간상 기자단에 포함되지 못해 자리를 배정받지 못해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빈자리서 기사작성 및 송고를 허용하고 있다.


가입 심사는 위의 기본 룰을 바탕으로, 6개월마다 회원사 전원 참석에 2/3 동의로 진행된다.


현재 요건을 갖췄거나 준비 중인 언론사가 가입 또는 기자실 출입 신청 중이다.


경기도 등 타 지역 및 미가입 언론사는 브리핑실 기사 송고 시스템을 활용, 얼마든지 기사 작성 및 송고, 취재가 가능하다.


이 같은 정화 움직임은 지역 공직·시민사회, 정치권의 호응도 이끌어내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알권리를 위한 취재·보도 경쟁이라면 언론사 증가는 오히려 반길 일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며 “취재·보도는 뒷전이고 저마다 광고 영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탓에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세종시의 경우도 진통이 있더라도 한번쯤 겪어야할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세범 기자는 “기득권으로 인식된 한국기자협회 틀을 깨고, 왜곡된 환경을 조성하는 언론사와 결별을 선언하는 수순이다. ‘책임과 의무’없이 ‘기자 권한’만을 요구하는 언론과 타협은 없다”며 “궁극적으로는 지역발전 담론 조성에 충실한 언론에게는 기자단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종시 출입기자단은 지난달 초 공식 발족한 이래 본보를 포함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 금강일보, 충북일보, 중부매일, 충청타임즈, 충청매일, 동양일보 등 신문 8개사와 KBS·MBC·TJB·CBS 등 방송 4개사, 연합뉴스·뉴시스 등 통신 2개사, 굿모닝충청 등 16개사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