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읽기 운동 가장 보람… "기자단 해체 후 기자협의회 만들어 개방해야"
- 디트뉴스24   지상현 기자 기자 

건강한 지역 언론 육성과 발전을 위해 지난 2001년 설립된 사단법인 대전언론문화연구원. <위클리 디트>는 설립 11주년을 맞고 있는 대전언론문화연구원 정재학 이사장을 만나 언문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지역 언론의 현 주소에 대해 들어 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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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학 대전언론문화연구원 이사장은 가장 자랑스럽고 보람 있는 일로

          '신문읽기 운동'을 꼽았다.

 

정재학 대전언론문화연구원 이사장은 2008년 취임한 뒤 지역에서 활동 중인 현역 언론인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했고 성과도 냈다. 그 중 가장 핵심이 신문읽기 운동이라고 꼽았다.

정 이사장 스스로도 "가장 자랑스럽고 보람있는 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문 읽기 운동은 언문연의 주력 프로젝트. 정 이사장은 "한남대와 목원대, 대전대, 우송대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문 읽기 강좌를 중고교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1교실 2신문 보기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언론인들의 재교육을 위한 대전시 조례제정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것과 사이비 언론 척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을 반성할 점으로 꼽았다.

정 이사장은 반성을 뒤로 하고 설립 11주년을 맞아 새로운 각오로 다양한 언론인 지원책을 강구했다. 각종 세미나나 강연 마련 뿐 아니라 언론재단 설립, 거기에 사회악이자 사회 발전의 최대 적인 사이비 언론 척결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암흑기와 같은 언론계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등불 역할을 할 계획"이라며 "사이비 언론이 횡행하는 사회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다'는 심정으로 사이비 언론 척결에 앞장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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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 이사장과 일문 일답.

 

* 대전언론문화연구원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 2001년 언론인, 변호사, 의사, 기업인, 교수, 회사원 등 시민들이 모여 만든 대전, 충남 지역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언론이 건강해야 지역이 건강하다, 언론이 발전해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지역 언론문화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공익법인이다. 회원들의 재정 기부와 재능 기부를 통해 만들어졌다.

 

*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 중앙언론도 마찬가지이지만 지역언론의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열악한 언론사는 사이비 언론을 만들고, 사이비 언론은 그대로 사회의 폐해로 남는다. 지역 언론사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언론인들에게 교육과 연수를 통해 전문성을 향상시키며, 사이비 언론인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건강한 언론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설립됐다.

 

* 언문연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가.
-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고 자평한다. 가장 아쉬운 것은 언론인들의 연수 등 재교육을 위한 대전시 조례제정을 추진하다 상위법이 없어 무산된 일이 가장 아쉬웠다. 그리고 사이비언론 척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점도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문연의 홈페이지로 시작한 충청권 최고 인터넷신문 ‘디트뉴스 24’의 창간은 언문연의 성과이다 디트뉴스24는 전국적으로도 인터넷신문의 성공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자본으로부터 편집권의 독립은 디트뉴스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자본과 편집권의 분리는 모든 언론의 지상 목표이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언론의 현실이다. 이같은 편집권 독립은 디트가 충청권은 물론이고, 중부권 최고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다. 새로 영입된 디트 회장도 이같은 언론철학을 갖고 있어 디트가 더욱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

 

* 언문연의 향후 계획을 말해 달라.
-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각종 세미나나 강연 등을 통해 지역언론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하겠다. 암흑기와 같은 언론계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등불 역할을 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조례 제정에는 실패했지만 언론재단 설립 등의 방안으로 언론인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해외연수와 장학금 지급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 언론이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언론인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시설을 갖춘 언론사라도 언론인의 자질이 떨어진다면 그 언론사를 발전할 수 없다.

언론의 건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 지금 지역사회에서는 사이비 언론이 판을 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방으로 갈 수록 더 하다. 사이비 언론은 사회발전의 최대 적이다. 사이비 기자들은 지역민은 물론, 기업과 기관들을 괴롭히고 있다. 사이비 언론이 횡횡하는 사회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대전언문연이 사이비 언론 척결에 앞장 서겠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다’는 심정으로 사이비 언론 척결에 앞장 서겠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신문읽기운동에 대해 설명해 달라.
- 언문연이 하고 있는 일 중 신문읽기운동(NRC·Newspaper Reading Campaign)은 가장 자랑스럽고, 보람있는 일이다. 한남대 목원대 대전대 우송대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문읽기 강좌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터넷에 빠져 있는 대학생들에게 신문읽기의 중요성을 알려줌으로써 논리적·분석적·창의적인 대학생을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신문읽기 강좌는 각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향후에는 신문읽기운동을 중고교로 확대, ‘1교실 2신문 보기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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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이사장은 언론이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악습을 버리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지역 언론의 현실, 어떻게 진단하는가.
- 한마디로 풍전등화이다. 언론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지역언론은 아직도 과거의 안일한 사고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이 같은 안일한 사고를 버리지 못하면 미래가 보장되지 않음을 확신하다. 언론의 특권적 사고를 버리고 급변하는 언론환경에 적응하며, 독자 입장에서 언론을 만들지 못하면 절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 언론환경이 어려운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데 언론만 옛날의 잘못된 관습에 쌓여 안주하고 있다. 언론이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악습을 버리지 못하는 한 언론은 도태하고 말 것이다.

 

* 어려운 지역 언론의 실정 속에 타개할 방법은 있다고 생각하는가.
- 있다. 다 바꾸면 된다. 취재원을 ‘을’로 생각하는 권력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독자를 무시하고 기자 중심으로 제작하던 제작 방식을 버려야 한다. 특화해야 한다. 한 언론이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다 전달하려는 백화점식 언론에서 특화 언론으로 바뀌어야 한다. 차별화해야 한다. 색깔있는 언론이어야 한다.

 

* 기자단을 바라보는 시각은.
- 기자단은 폐쇄적 이미지가 많다. 하지만 현재 모든 기자실이 폐쇄적으로 운영되진 않고 있다. 정부대전청사처럼 기자단을 해체하고 기자협의회를 만들어 보다 개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기자실의 무조건 개방에도 문제가 많다. 사이비언론의 활동 근거를 마련해주는 사회적 역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조건 개방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기술적으로, 윤리적으로 훈련되지 않은 기자들의 마구잡이식 출입은 제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기자협회 가입이 어렵다. 기자협회의 폐쇄성에 대해 비판 여론이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 기자협회는 임의 단체이지만 역사성이 있기 때문에 공적으로 인정을 받는 언론단체이다. 한국기자협회는 폐쇄적이지 않다. 많은 인터넷언론 등이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지역기자협회의 폐쇄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폐쇄성을 지적하기 보다 각 기자들이 자신들이 객관성과 공정성이 있는 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기자협회도 일정한 시기의 역사를 갖고, 객관성을 인정받고 있는 언론들에 대해서는 문호를 개방하는게 마땅하다.

 

* 지방 언론이 친정권적이라는 비난이 있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 광고이다. 지역은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최대 광고주가 지방정부이다. 다시 말해 지방 언론들이 지방정부의 광고에 의지해 경영을 하기 때문에 언론의 본연 기능인 견제와 감시 기능을 소홀히 하고 있다. 언론사가 난립하는 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 난립하는 언론사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 언론사의 난립은 현재 지역 언론이 어려워지는 가장 큰 원인이다. 선출직의 지방 정부 수장들이 조건을 갖추지 않은 언론에까지 광고를 나눠주다 보니 모두가 어려운 형국이 되고 있다. 언론사 난립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 지역 인터넷 신문들도 무분별하게 탄생하고 있다. 옳다고 생각하는가.
- 현 제도 하에서는 3인 이상의 기자를 두면 인터넷신문을 창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언론들은 형식적으로 3인 이상이 근무하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대부분 1인 인터넷신문사들이다. 한 사람이 사장이자 편집국장이자 기자이고 광고 직원 역할을 하고 있다. 기사의 데스크(기사의 선택, 수정, 보안 기능) 기능이 없기 때문에 객관성 확보가 어려운 환경이다. 이것은 분명 문제이다.

 

* 언론인들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 언론인의 전문성은 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영세 언론사가 난립함으로써 언론인의 전문성은 사리진 지 오래이다. 언론인은 아무나 하면 된다는 생각은 언론의 자유만 주장하고 책임을 망각하는 위험한 주장이다. 훈련되지 않은 사람에게 펜을 쥐게 하는 것은 요리사가 아닌, 깡패에게 칼을 쥐게 하는 것 이상으로 위험하다.

 

* 독자들과 언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취재원과 독자의 저항권을 이야기하고 싶다. 사이비 언론에 대해서는 취재원들은 적극적인 저항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나 시청자들도 잘못된 언론에 대해서는 구독과 시청 거부권 행사를 해야 한다. 언론인 역시 취재원이나 독자를 두려워하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지금도 소주 2병에 폭탄주 5잔은 기본"
5공 보좌관 시절 학원안전법 폐기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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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대전언론문화연구원 이사장은 현역 언론인이다. 국민일보 부국장으로 현재 대전에서 근무하고 있다.

1957년 대전 출생인 그는 대전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1983년 대전일보에서 첫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985년 5월부터 남재두 국회의원의 입법보좌관을 시작한 정 이사장은 시련을 맞게 된다. 정부가 입법을 추진하던 학원 안전법 초안을 보게 된 정 이사장은 학원 안전법을 대학생 삼청 교육대라고 규정하고 친구인 경향신문 기자에게 자료를 넘기며 사건을 폭로했다.

정 이사장은 이 사건으로 보좌관직을 물러나게 됐지만 학원 안전법의 국회 처리가 무산되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루 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된 정 이사장은 학원안전법 사건으로 인연을 맺은 경향신문에 1986년 입사했다가 1988년 국민일보로 옮기게 된다.

국민일보 본사에서 사회부와 노동부, 내무부, 통일원 등을 출입하던 정 이사장은 노조위원장까지 지낸 뒤 대전 정부청사 출범과 함께 1997년 고향 대전으로 내려 왔다. 현재 지역에서 활동 중인 언론사 취재 기자 중 최고참 격이다.

정 이사장은 우리 나이로 56세지만 지금도 소주 2병에 폭탄주 5잔은 무리 없이 먹는다. 다만 최근에는 건강 관리를 위해 술을 줄이고 있단다. "나이가 들어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는 기자로 남고 싶다"는 정 이사장은 "후배들로 부터 손가락질 당하지 않고 존경받는 언론인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털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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