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언문연 20일 ‘종편시대와 지역 언론 생존전략 세미나 개최

대전언론문화연구원(이사장 정재학)이 주최한 ‘종편시대와 지역 언론 생존전략’이란 주제의 세미나가 20일 오후 2시 대전대 둔산 캠퍼스 멀티미디어실에서 개최됐다. 좌측부터 류호진 디트뉴스 편집국장, 구재숙 대전일보 기획조정실장, 김선미 디트뉴스 편집위원, 이진로 영산대 교수, 이영호 금강일보 편집국장, 이한신 대전 MBC 경영사업국차장..

종합편성채널시대가 지역 언론에게 제2의 IMF 사태가 될 것이란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과 수도권의 이해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조-중-동 등 유력 일간지의 종편 진출로 국민들은 중앙집권적 사고에 길들여지고 지역성을 구현해온 지역 언론의 위기로 지역사회가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중심 종편, 중앙 위주 보도 심화 우려

20일 오후 2시부터 대전대학교 둔산 캠퍼스 멀티미디어실에서 (사)대전언론문화연구원(이사장 정재학)이 주최한 ‘종편시대와 지역 언론 생존전략’이란 세미나에서 이진로 교수(영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는 성공 여부를 떠나 종편채널의 등장 자체로 지역 언론의 시장성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우선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의 사안에 대해 긍정적인 보도 경향을 보인 메이저 신문들이 종편채널에 진출함으로써 중앙 집중적인 논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 재원 다각화와 자구노력 뒷밭침 필요

이진로 교수

또 미디어시장의 경쟁 심화로 광고매출액의 감소 추세가 현저해짐에 따라 지역 언론의 존립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마디로 중앙 중심의 보도환경 조성과 지역 언론의 경영 악화가 지역 주민들의 지역정보 수용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 교수는 종편 채널시대의 지역신문 생존을 위해 광고, 구독료, 정부보조금, 수익사업, 종편 등 뉴미디어와의 콘텐츠 제휴 등 재원 다각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역신문이 지역사회의 유지와 나라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될 수 있도록 자구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방송- 정부의 종편 위주 지원 탈피 해야

종편채널이 지역방송에 미치는 영향 역시 지역신문 만큼이나 비관적이다.

이 교수는 먼저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방향을 질타했다. KBS의 수신료 인상에 따른 광고비 축소 및 축소된 광고비의 종편채널 이전, 광고총량제와 의료광고 허용, 방송발전기금 면제 등 종편 경영지원 정책은 종편이 아니라 지역방송에 더 절실하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지역방송 발전을 위해 수신료의 50% 배분, 광고규제 완화 우선 적용, 광고 판매 할당제 실시, 방송발전기금의 면제와 지원 대상 포함 등 방통위의 정책방향 선회를 요구했다.

특히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광고 연계판매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감안, 민영 미디어랩 시대에도 이러한 관행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뉴스 생산 아웃소싱 확대 바람직

인터넷 지역 언론에게도 종편 채널시대는 피해갈 수 없는 생존경쟁을 강요한다.

정재학 대전언론문화연구원 이사장.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올드 미디어인 지역신문과 지역방송과의 연계와 제휴, 협력을 활성화해 스마트TV,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적극 진출할 것을 권유했다. 또 적정 인력으로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지역정보를 최대한 제공하기 위해 특정분야의 뉴스와 정보 생산 기능을 아웃소싱하거나 시민전문기자의 역할을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이밖에 뉴스와 정보 콘텐츠의 판매와 재판매, 광고와 연계된 뉴스와 정보 제공 시스템 구축, 뉴스 이용자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타깃 뉴스, 타깃 광고, 타깃 마케팅의 활성화 등을 요구했다.

이 교수는 “종편시대가 본격화되면 지역별로 분화된 시청자의 다양성과 고유성이 보다 많은 시청자 규모의 확보 논리 속에서 후순위로 밀려나기 때문에 지역의 시청자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김선미 디트뉴스24 편집위원의 사회로 구재숙(대전일보 기획조정실장), 류호진(디트뉴스24 편집국장), 이영호(금강일보 편집국장), 이한신(대전MBC 경영사업국 차장)씨가 패널로 토론에 참여했다.

구재숙 “대전일보 새로운 미디어 진출 노력중”

구재숙 실장

토론에서 구재숙 대전일보 기획조정실장은 “한국경제의 어려움 속에 광고 파이의 분할이 예상된다.”며 “미디어 빅뱅시대를 맞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실장은 또 “대전일보는 동아일보(종편A TV)와 연합뉴스 전문 뉴스채널과 함께 공동협력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지난주부터 기자 방송실무교육에 들어가 연수중에 있다. 일정부분 대비해 나가면서 새로운 미디어 시대를 대비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류호진 “ 어설픈 중앙 따라하기 탈피 고유 영역 확보”

류호진 국장

류호진 디트뉴스24 편집국장은 “지금 언론 환경은 그야말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히 지역 언론은 경제적으로, 인적으로 모든 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오히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 국장은 이어 지역 언론의 대응 방법으로 지역 언론으로서의 고유한 역할과 차별화를 거론하면서 “지역 언론도 어설픈 중앙 따라 하기보다는 더 확고히 지역에 파고들어야 지역민들로부터 응원과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바로 거기에서 생존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호 “차별화 통한 틈새시장 개척 필요”

이영호 국장

이영호 금강일보 편집국장은 “지역신문들은 종합편성채널의 등장이 위기일 수밖에 없지만, 지역 언론인의 과감한 노력으로 지역화를 선택해 집중한다면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진로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 국장은 이와 더불어 “정부가 종편을 지원하기 위해 광고총량제와 의료광고 허용, 방송발전기금 면제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지역신문을 위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신 “종편의 의무재전송금지 등 특혜 철폐해야”

이한신 차장

이한신 대전MBC 경영사업국 차장은 “정부의 과도한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과 민영 미어디렙 도입에 따른 방송광고판매제도의 변화로 지역 방송은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며 “종합편성채널 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특혜를 차단하고 지역방송을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이 있어야 한다”면서 종편의 의무재전송 금지 등 지역 방송을 위한 정부 정책 지원을 말했다.

사회를 본 김선미 디트뉴스 편집위원은 “오늘 세미나는 종합편성채널 시행이 눈앞의 현실이 되면서 지역 언론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종편이라는 방송 통신 융합매체의 등장은 다양한 미디어 플랫홈의 창출, 새로운 미디어 산업의 확장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기존 미디어 시장의 판을 뒤흔드는 거대한 쓰나미가 될 것이라는 진단도 적지 않다.

김선미 “지역이란 정체성 확보에 더 매진해야”

김선미 편집위원

특히 열악한 미디어 환경에 처한 지역 언론들은 후자에 더 많은 비중을 두며 생존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급격한 외부 환경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정공법이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 언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과 지역민을 중심에 놓은 지역의제들을 시민의 입장에서 깊이 있게 다뤄 ‘지역’이라는 정체성 확보에 더 매진하는 일이다.”고 정리를 하면서 “이와 함께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은 물론 언론사들끼리도 경쟁이 아닌 연대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를 기획 마련한 대전언론문화연구원 정재학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해부터 종합편성채널이 방송에 들어감으로써 ‘미디어빅뱅’시대를 맞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언론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언론은 도태하는 대혼란이 예상된다.”며 “중앙언론의 치열한 생존경쟁은 지역 언론의 생존여부와 직결되기에, 오늘 언론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통해 지역 언론의 생존전략을 모색해보는 자리는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종편시대와 지역언론 생존전략'이란 주제의 세미나에는 지역 언론계 관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