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보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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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장길문 기자


마음이 안 잡히고 참담할 뿐입니다”. 지난 5일 대전일보에서 해고 통보를 받은 장길문 기자는 다소 핼쑥한 모습이었다. 최근 몸무게가 6~7kg 줄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이 하루아침에 해고된 게 믿기지 않는다.


장 기자는 노조위원장으로서 1년 넘게 선후배를 이끌어온 15년차 베테랑 사진 기자다. 사측은 그에게 20108월부터 타인의 사진 70여장을 본인의 이름으로 속이고 보도한 점, 사진 7장을 위·변조해 원본이라고 속인 후 회사에 제출한 점을 들며 해고를 통보했다.

 

대전일보 안팎에서는 보복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일보는 지난해 9월 임금인상 소급 지급 문제를 두고 노사 갈등을 빚은 이후 끊임없이 잡음에 시달려 왔다. 급기야 사측은 전·현직 노조간부 9명에게 5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노조의 각종 성명으로 대전일보가 심각한 명예훼손을 입어 손해가 발생했단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가 가압류 되기도 했다. 장 기자는 대기발령, 비편집국 전출, 타지역 전보 발령 등 잇따른 징계를 받았다.

 

사측은 지난해 10월 장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문제가 됐던 사진 도용·차용 및 위·변조에 업무방해 혐의를 붙였다. 검찰은 이에 혐의 없음으로 장 기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법원, 노동위원회 등의 행정기관에서 내 잘못이 아니라고 판단해도, (사측이) 아랑곳 않고 쫒아내려만 해 몸도 마음도 지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징계위원회에 앉아계신 선배 동료들이 제 말은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고 무조건 쏘아붙이기만 했다“(사측이) 처음엔 노조 활동과 징계가 연관이 있다고 밝혔지만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 노조와는 연관 없이 이뤄진 일이라고 말바꾸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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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및 대전일보 노조는 2일 오후 대전일보 정문 앞에서 대전일보 장길문 지부장에 대한 부당전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장 기자는 동료와 가족들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나로 끝나면 좋은데 간부들에게 손배소 신청하고 하는 걸 보면 끝까지 가겠다는 뜻 아니겠나라며 저를 따라준 노조원들에게 더 힘이 됐어야 하는데 가슴이 아프다. 가족들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


그에겐 아내와 2명의 초등생 아들이 있다. 그는 외벌이로서 가장의 역할을 못해 미안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것을 위해서 지금까지 해온 것은 없었다. 회사가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한국기자협회는 6일 성명을 내고 이번 장 기자에 대한 해고는 노조 활동에 따른 치졸한 보복이자 회사에 밉보이면 누구라도 잔인하게 응징하겠다는 협박의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전일보사는 당장 장길문 기자에 대한 해고를 철회하고, 경영진은구성원과 대화를 통해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